“페이커 형, 1대 1 하실래요?” 

“페이커 형, 1대 1 하실래요?” 

기사승인 2023-01-10 23:22:15
'페이커' 이상혁(T1)이 '바이퍼' 박도현(한화생명e스포츠)의 모니터 화면을 지켜보고 있다.

‘2023 LoL 시즌 킥오프 이벤트(이하 시즌 킥오프)’가 열린 10일 서울 종로 롤파크. 행사 시작을 30여 분 앞두고 ‘페이커’ 이상혁(T1‧28)이 뒤늦게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평소보다 가벼운 얼굴을 한 채, 곁에 앉은 선수들이 손을 푸는 모습을 말없이 지켜봤다. 

시즌 킥오프는 11일 LoL 시즌 13 시작을 앞두고 세계 각지에서 열리는 이벤트 행사다. 한국(LCK)은 10개 게임단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팀 페이커’와 ‘팀 데프트’로 나뉘어 3전 2승제 경기를 펼쳤다. 

팀 페이커는 이상혁을 비롯해 ‘두두’ 이동주(광동 프릭스)-‘윌러’ 김정현(리브 샌드박스)-‘바이퍼’ 박도현(한화생명e스포츠)-‘베릴’ 조건희(DRX)로 구성됐다. 

팀 데프트에는 ‘모건’ 박루한(브리온)-‘커즈’ 문우찬(KT 롤스터)-‘쵸비’ 정지훈(젠지e스포츠)-‘데프트’ 김혁규(디플러스 기아)-‘피터’ 정윤수(농심 레드포스)가 이름을 올렸다.

다소 왁자지껄했던 팀 데프트와 달리, 이상혁과 동료들 사이에는 다소 어색한 기류마저 흘렀다. 김혁규는 동료들과 한솥밥을 먹은 경험이 있는 반면, 이상혁은 팀 내 친분이 있는 선수가 없다. 

'윌러' 김정현(리브 샌드박스)과 이상혁이 손 풀기 게임을 하고 있는 모습.

긴 침묵을 깨고, 김정현(21)이 불쑥 이상혁에게 말을 건넸다. “형, 1대 1 하실래요?” 이상혁이 이에 응하자 김정현은 “말을 편하게 놓으셔도 된다”고 말했다. 이상혁은 조금 쑥스러운 듯 “저는 존댓말이 편해서…”라며 말끝을 흐렸다. 

선택 챔피언을 ‘리신’으로 하고, 이내 손 풀기 게임이 시작됐다. 이상혁의 얼굴에 금방 웃음기가 돌았다. 김정현은 사뭇 진지한 표정이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김정현의 입에서 탄식이 새어나왔다. “너무 잘하시는데요?” 김정현이 헤드셋을 벗으며 웃자 이상혁도 미소를 지었다. 이후에도 둘은 서로를 상대로 손 풀기를 이어갔다. 

김정현은 “1대 1 상대를 찾는 것 같아 먼저 말을 걸었다”며 “여러 선수들의 귀감이 되는 선수이지 않나. 이런 기회가 아니면 말도 못 걸겠다 싶어서 게임을 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드 리신을 많이 하신 걸로 아는데 잘 하시더라. 나도 리신을 잘하는 편인데 꺾였다”고 덧붙였다.

김정현은 “페이커 선수와 1대 1을 할 수 있는 게 흔치 않은 일이다. 무빙 디테일이나 이런 걸 옆자리에서 봤는데 괜히 최정상에 있는 게 아니구나 싶었다”며 “아예 친분이 없었는데 말도 좀 해서 전보다 가까워진 것 같다.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한편 이상혁은 “다양한 팀의 선수들과 경기를 했는데 굉장히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 시즌 전에 좋은 경기를 팬 분들 앞에서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