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의료기기의 해외 진출 진입 장벽이 높아졌다. 유럽 의료기기 인허가 규정이 강화되면서다. 이에 정부는 부처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의료기기 수출 활성화를 위해 전폭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19일 서울 중구 의료기기산업종합지원센터에서 설명회를 열고 신년에는 의료기기 수출 활성화를 위해 종합지원센터를 통한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수출 활성화를 위한 당면 과제는 ‘규제 대응’이다. 유럽은 지난 2021년 5월 MDD(의료기기 지침)에서 MDR(의료기기 규정)로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오는 2024년 5월이면 기존에 받았던 인증이 무효화된다. 유럽 수출을 진행 중인 국내 550여개 기업은 MDR 인증을 받기 위해 당장 올해 인증 신청을 완료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이 개별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국내 기업 대부분은 직원 수가 50명 이하인 소규모 기업으로, 의료기기 개발부터 허가 등 복잡한 과정을 거치기엔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이에 보건복지부와 산업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부처 합동으로 ‘메드텍 수출지원 TF’를 구성했다. 유럽 의료기기 인증 획득을 원하는 기업에 임상평가·시험(인증)·교육 등 촘촘하게 지원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의료기기 전문가 자문위원회(MDCC)의 해외진출 분야 전문위원을 추가 위촉을 통해 수출 컨설팅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상담 이후엔 기업의 신속한 글로벌 시장 진입을 위해 맞춤형 비용 및 MDCC 코칭형 지원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의료기기를 수출하는 기업들이 유럽인증을 획득할 때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유관기관 사이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코트라(KOTRA),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한국무역협회 등 17개 기관이 협약을 맺었다.
황성은 진흥원 의료기기화장품산업단장은 “지난해 국제인증지원센터를 통해 MDR 인증을 지원해 왔다. 현재 50개 정도 기업의 비용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며 “MDR 전환에 1억~2억원 정도가 드는 것으로 추계돼 유럽 의료기기규정에 대한 임상평가 지원체계를 운영하는 데 2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MDR 전환 기간을 2027년으로 유예하는 부분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 상반기 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유예된다고 해도 계속해서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종합지원센터는 한국 의료기기산업의 해외시장 입지강화와 수출 확대에 우선 순위를 두고 수출 상담기능을 강화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김영옥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기획이사는 “이번 정부에서 주요 아젠다로 삼고 있는 것이 수출 지원”이라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유행 시기에는 진단시약 관련 수출이 늘었으나 펜데믹이 지난 뒤 의료기기 산업을 어떻게 성장시킬 것인가는 과제로 남아있다. 의료기기 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종합지원센터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황 단장도 “의료기기산업은 대표적인 수출 주력산업이자 미래 먹거리”라며 “진흥원과 종합지원센터는 수출 지원의 전초기지가 되어 대한민국이 의료기기 산업 수출 강국으로 한걸음 더 가까이 나아가는데 일조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