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들의 설 인사가 점차 변하고 있다. 현장에 방문해 마이크를 들고 인사를 나누는 모습에서 SNS를 이용해 자신의 글과 영상을 공유하는 형식으로 확대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세대별 접촉 방식이 다르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23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국회의원들의 명절 인사는 정치 화두에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하기 위한 관례적인 행사다. 사람이 많은 시장과 대형마트, 버스터미널, 기차역, 주택가 등을 방문해 귀성객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마이크 등을 들고 연설을 하기도 한다.
정치권에서는 오프라인 명절 인사와 온라인 명절 인사를 병행하는 것이 보편화되고 있다. 각 의원들이 운영하고 있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유튜브 등에 명절 인사를 게시해 비교적 젊은 층의 접점을 늘리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투트랙 명절 인사’는 한국의 정서와 관련이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은 만큼 온라인 인사로도 충분하지만 얼굴을 비추는 정성을 고려하는 한국의 정서상 투트랙 전략을 활용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2022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를 보면 스마트폰보유율은 93.4%로 최근 3년(2020~2022)간 조금씩 증가하는 수준을 보였다.
10~50대 스마트폰보유율은 98% 이상이다. 60대 스마트폰 보유율(93.8%)은 1년 전보다 2.1% 늘어난 수치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명절 기간 가족들이 모여서 정치적 정보를 교환하는 게 많이 줄었지만 핸드폰 사용량은 상승했다”며 “설 의미가 점차 감소하면서 명절 인사가 ‘투트랙’으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설 인사는 정서상 큰 차이를 가지고 있다”며 “온라인이 훨씬 효과적이지만 한국의 정서상 직접 지역구에 얼굴을 비추는 의원이 정성을 들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오프라인 인사는 고령층에게 효율적인 전략인 이유도 있다”며 “나이가 많은 유권자 중 스마트기기나 온라인을 활용하지 않는 계층이 있기 때문에 오프라인 인사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는 현장 설 인사는 단순 인사와 악수, 연설 정도인 반면 SNS는 글을 통해 좀 더 깊이있는 설 인사를 전언할 수 있기 때문으로도 해석된다.
정치권에서는 점차 온라인 인사가 보편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상 인사를 제작하는 것 역시 과거에 비해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회의원 보좌진 A비서관은 본지와 통화에서 “SNS에 명절과 관련된 이미지와 글을 작성하는 것은 필수가 됐다”며 “짧은 영상은 국회의원들의 선택에 따라 올리고 있다. 이번 설 명절은 신년과 붙어있어 안하는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역구가 있는 국회의원들은 오프라인 인사는 꼭 한다”며 “예전에는 아예 영상촬영 생각을 안했지만 유튜브를 운영하거나 SNS에 집중하는 의원실에서는 숏츠(1분 이하 동영상)와 같은 플랫폼도 도전하고 있는 추세다”라고 전했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