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재정추계전문위원회는 국민연금의 제도 유지를 전제로 향후 70년의 재정수지를 추계해 이같은 시산(試算·시험계산)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현재 국민연금 제도가 유지될 경우 앞으로 약 20년간은 연금 지출보다 수입(보험료+기금투자 수익)이 많은 구조가 유지돼 현재 915조원(2022년 10월말 기준)인 기금이 2040년에 1755조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지출이 총수입보다 커지면서 기금이 급속히 감소해 2055년에는 소진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노후생활을 위해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과 기초연금과의 관계를 고려해 소득대체율을 현행대로 유지하거나 축소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서로 대립하는 상황이다.
이날 재정추계전문위원회는 국민연금 재정 안정화를 위한 필요 보험료율도 함께 제시했다. 소득대체율(생애 평균 소득 대비 연금 수령액 비율)이나 가입·수급연령 등은 고정한 채 보험료율 조정만으로 재정목표를 달성하려 할 때 얼마만큼의 인상이 필요한지를 계산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70년 후에 적립배율 1배를 유지하기 위해선 현행 9%인 보험료율을 2025년 17.86%로 인상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왔다.
정부도 고민이 깊다. 정부는 국민연금 재정 상황을 점검하고 제도 개선 방안을 수립하기 위해 5년마다 재정계산을 한다. 인구, 경제, 제도 변수 등을 검토해 국민연금 장기적인 재정수지를 계산하면, 이를 바탕으로 연금보험료 조정 및 기금 운용계획이 포함된 운영 계획 수립하게 된다. 이번 5차 재정계산은 내년 3월까지 마무리해야 한다. 그리고 10월까지 국민연금종합운영계획을 국회에 제출한다. 복지부는 지난 8월에는 재정추계전문위원회를, 지난달에는 기금운용발전전문위원회를 꾸리고 재정추계에 착수했다.
국민연금 개혁은 지난 2007년을 마지막으로 멈춰있다. 1차 연금개혁(1997년)에서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이 70%에서 60%로 인하됐다. 2차 연금개혁(2007년)에서는 소득대체율을 오는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40%로 낮추는 개혁을 단행했다. 문재인 정부는 보험료율을 12~13%까지 올리는 방안을 제시했다가 국민 여론을 의식해 추진을 접었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