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에 다시 순위 전쟁이 펼쳐진다.
‘도드람 2022~2023 V리그 올스타전’이 지난 29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번 올스타전은 총 6446명이 입장했는데, 2006~2007시즌 올스타전(7500명·올림픽체육관), 2011~2012시즌 올스타전(7112명·수원체육관)에 이은 역대 3번째 규모다.
V리그는 올스타전이 끝나고 하루 휴식을 가진 뒤 오는 31일부터 5라운드 일정을 재개한다. 남녀부 모두 남은 두 라운드 동안 봄배구를 위해 순위 싸움을 펼칠 예정이다.
남자부는 2강 체제가 굳건하다. 선두 대한항공이 승점 55점으로 선두를 유지하고 있고, 현대캐피탈(승점 46점)이 2위에 자리했다. 이변이 없는 한 두 팀 모두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을 확률이 높다.
3위 싸움은 박빙으로 전개되고 있다. 30일 기준 우리카드(승점 38점)이 3위에 위치한 가운데, 4위 OK금융그룹(승점 37점), 5위 한국전력(승점 32점)이 바짝 쫓고 있다.
우리카드는 4라운드에 상위권인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을 모두 잡아내며 순위 싸움에 유리한 고지를 잡았다. 비록 마지막 경기에서 최하위 삼성화재에게 풀세트 끝에 패배하며 연승 행진이 끊겼지만, 시즌 초반에 불안했던 경기력이 이제는 안정된 모습이다. 4라운드를 앞두고 신영철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 일부가 코로나바아러스 감염증-19(코로나19)에 확진됐는데, 5라운드부터는 모두 정상적으로 출전할 계획이다.
OK금융그룹은 4라운드에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승리와 패배를 반복하다가 마지막 2경기에서 연패에 빠졌다. 지난 26일 현대캐피탈과 4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는 힘도 못쓰고 셧아웃 완패했다.
위기의 OK금융그룹에 5라운드부터는 세터 이민규가 복귀한다. 이민규는 2021년 4월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시작해 지난 28일 전역했다. 이민규는 191㎝의 장신 세터로 큰 키와 빠른 토스가 장점이다. 올 시즌 곽명우가 주전 세터로 사실상 풀세트를 소화하고 있어 체력적인 부분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시즌 중반에 9연패 늪에 빠졌던 한국전력은 4라운드에 3승 3패를 거두며 봄배구 희망을 키웠다. 패배한 3경기에서 모두 풀세트 경기를 치러 승점 1점씩을 확보했다. 4라운드에서 승점 12점을 거둬 4라운드 최다 승점팀에 오르기도 했다.
외국인 선수 타이스는 4라운드 동안 158득점으로 득점 부문 1위, 공격성공률 54.51%로 부문 1위, 오픈공격 공동 1위를 기록해 MVP에 올랐다. 시즌 초반 컨디션 난조를 보이던 서재덕이 4라운드에 94점을 올린 점도 고무적이다. 한국전력은 쌍포를 앞세워 5라운드에도 중위권 안착을 노린다.
남자부는 중위권이 혼전이라면 여자부는 상위권부터 혼전이다.
현대건설(승점 57점)이 선두 자리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뒤를 흥국생명(승점 54점)이 3점차로 추격 중이다. 현대건설이 연패에 빠지며 흥국생명이 승점을 동률로 맞출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지난 25일 인삼공사전에서 세트 스코어 1대 3으로 패배하면서 격차가 유지됐다. 두 팀은 5라운드에도 선두 자리를 두고 경쟁을 이어나간다.
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을 두고는 3팀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3위 한국도로공사(승점 38점), 4위 인삼공사(승점 35점), 5위 GS칼텍스(승점 33점)까지 3~5위간 격차는 5점차로 남자부보다도 더 틈이 좁다. 어느 팀이라도 삐끗했다간 졸지에 5위까지 추락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대로라면 여자부 최초의 준플레이오프가 개최될 가능성도 높다. V리그는 원칙적으로 3위까지만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만, 3-4위간 승점차가 3점 이하면 준플레이오프가 열린다. 역대 남자부에선 5차례 열린 반면 2021~2022시즌부터 도입된 여자부에선 한 번도 열린 적이 없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