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창원 LG의 이관희가 3점슛을 성공하는 순간 팬들은 기대에 빠진다. 그의 시그니처인 ‘시계 세리머니’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창원 LG는 1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4라운드 서울 SK와 맞대결에서 75대 72로 승리했다.
승리의 주역은 이관희였다. 그는 3점슛 5개 포함 20점을 올렸다.
프로농구 창원 LG의 이관희는 올 시즌 밀고 있는 세리머니가 있다. 일명 ‘시계 세리머니’. 3점슛을 성공하면 손목을 수차례 친다. 이관희가 시계 세리머니를 선보이면 관중석에서 평소보다 더욱 큰 환호가 쏟아진다.
이관희가 시계 세리머니를 시작하는 건 조상현 LG 감독에게 항의 아닌 항의를 위해서였다. 올 시즌 LG에 부임한 조 감독은 시즌 초반 이관희의 4쿼터 출전 시간을 제한했다. 조금이라도 실수를 하거나 흐름이 끊긴다 싶으면 곧바로 다른 선수와 교체했다. 아예 4쿼터를 뛰지 않은 경기도 몇 차례 있었다.
이에 이관희는 조 감독에게 ‘4쿼터에 나를 빼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아 시계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이 세리머니가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 시작했고 이관희도 점점 이 세리머니를 하는 빈도가 늘어났다.
이관희는 “시계 세리머니가 미국프로농구(NBA)의 데미안 릴라드(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가 주로 하는 세리머니인데, 이 순간이 자기의 시간에서 사용한다고 들었다”라면서 “나는 감독님에게 4쿼터에서 빼지 말라는 이유였는데, 관중의 반응이 좋았다”라고 설명했다.
이관희는 이날 3점슛을 11개를 시도해 5개를 넣었다. 성공률은 45%. 특히 2쿼터 종료 직전 4.3초를 남기고 펼친 공격 상황에서 장거리 3점슛을 넣어 버저비터를 성공했다. 공이 림을 가르는 순간 그는 평소 보다 더욱 많이 손목을 쳤다.
그는 “지난 2경기에서는 시계를 꺼내지 못했다. 이날 경기에 시계를 꺼내겠다고 다짐했다. 물론 처음에는 꺼낼만한 상황은 아니었다. 분위기를 우리 쪽으로 가져오고 싶었다. 시계를 3번 정도 꺼내고 싶었는데, 2번밖에 꺼내지 못해 아쉽다”고 웃음을 지었다.
그는 “이제는 버저비터나 분위기를 가져오고 싶을 때나 또 팬들의 함성을 끌어내고 싶을 때 하고 있다. 어쩌다보니 이제는 시그니처 세리머니가 될 것 같다. 다음 경기에서도 밀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농구팬들은 이관희가 좋지 않은 활약을 펼치면 ‘이관희의 시계는 모조품’이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관희는 자신의 시계는 ‘명품’이라면서 자신을 의심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선수들이 (시계가) 지샥이냐고 물어보기도 한다. 하지만 내 시계는 진품 롤렉스다.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한다”라면서 “전날 (조상현) 감독님이 ‘메시지를 잘못 보낸 것 같은데?’라며 농담하셨다. 오늘 경기로 메시지가 제대로 도착했을 거다”고 당차게 말했다.
잠실=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