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의 주전 세터 이윤정이 많은 출전 시간에 “성장할 수 있는 과정”이라면서 미소를 지었다.
이윤정은 14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5라운드 현대건설과 맞대결에서 주전 세터로 출전해 팀의 3대 1(21-25 25-21 25-20 25-20) 승리를 견인했다.
이윤정은 경기가 끝나고 “3위부터 5위까지 승점 차이가 거의 나지 않아 이번 경기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라면서 “현대건설을 잡아 승점을 따내 기쁘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윤정은 올 시즌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과 계속해 밀당(밀고 당기기) 중이다. 김종민 감독의 집중 코칭 대상이다.
이윤정은 “감독님이 칭찬을 별로 안 하신다. 모든 것은 ‘세터의 잘못’이라고 말하신다. 그런 말을 들으면 서운할 때도 있다”라면서도 “그래도 감독님이 말씀하고 나서 ‘윤정아 내 마음은 그게 아니다’라면서 풀어주시기도 한다. 강하게 크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감독님께서 너무 안정적인 플레이만 한다고 지적을 하신다. 그래서 공격을 시도할 때 언니들과 얘기를 하면서 맞춰보고 있다. 더 다양하게 플레이를 하는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라면서 “내 플레이와 감독님의 생각이 맞으면 좋겠지만, 매번 그럴 수는 없다. 감독님께서는 그럴 때 내가 생각하는 플레이를 과감하게 하라고 지시하신다. 더 과감하게 시도한 플레이가 적중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윤정은 4세트 5-3으로 도로공사가 근소하게 앞선 상황에서 현대건설의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윤의 스파이크를 블로킹으로 막아낸 뒤 포효했다. 이에 대해선 “나한테 때릴 것 같아서 힘을 줬다. 세리머니 보다는 기분이 좋아서 그랬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윤정은 지난 시즌 실업배구 수원시청에서 뛰다가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도로공사의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이고은과 출전 시간을 나눠 뛰면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에는 팀의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이고은이 페퍼저축은행으로 이적했기 때문이다.
이윤정은 “세트 수도 많고 출전하는 시간이 많다보니 지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그래도 이겨내고 싶다. 지금의 과정이 미래의 나에게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당차게 말했다.
자연스레 출전 시간도 많아졌다. 올 시즌 여자부 7팀의 주전 센터 중 출전 경기 세트가 가장 많다.
그는 “힘들지 않다고 하면 당연히 거짓말이다. 그래도 내가 이겨내야 한다. 나는 괜찮다. 보강 운동을 하거나, 웨이트를 하면서 극복하고 있다. 쉴 때는 잠을 많이 잔다”라면서 “또 공진단을 하루에 1~2개씩 먹고 있다. 숙소에서 식당 이모님이 닭백숙을 많이 해주신다. 체력 보충을 잘 하고 있다”고 많은 출전 시간을 소화하는 비결에 대해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모든 경기가 쉽지 않다. 모든 경기에 ‘쉽다’라는 생각보다 ‘이겨낸다’라는 생각으로 경기를 뛰고 있다. 그래도 오늘 승리로 자신이 생겼다”고 웃음을 지었다.
수원=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