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단체들이 이해관계가 아닌 영유아 권익을 중심으로 한 유보통합을 촉구했다.
16일 10개 학부모 단체가 모인 ‘교육부 중심 유보통합 추진을 위한 학부모 연대’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0년간 이어져 온 유아교육과 보육의 불평등한 꼬리를 끊어내고 이념과 정파를 넘어 영유아 권익 중심의 상향 평준화된 유보통합을 이뤄야 한다”고 외쳤다.
유보통합은 교육부 관할의 유치원과 보건복지부 관할의 어린이집으로 이원화된 만 0~5세 영유아 교육·보육 체계를 하나로 통합하는 정책이다. 정부는 교육부를 중심으로 2024년까지 유보통합의 기틀을 마련한 뒤 2025년부터 본격 시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교사 자격과 시설 기준 등이 달라 유보통합에 대한 찬반 논란이 뜨겁다. 지난 12일 3000명(주최 측 추산)의 유치원 교사들은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윤석열식 유보통합 전면 철회를 위한 전국교사결의대회’를 열고 철회를 주장했다.
이에 학부모연대는 교육당국에 10가지 제안을 내놓고 유보통합이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먼저 학부모연대는 교육부와 복지부, 교육청과 지자체 협력으로 유치원과 어린이집 수급 및 폐원 관리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학부모들이 안심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대책을 수립해달라고 요구했다.
또한 교사들이 영유아와 질적으로 상호작용하며 건강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일과를 보낼 수 있도록 교사 대 영유아 비율 또는 학급당 정원을 감축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장애 영유아들의 의무무상교육을 받을 권리가 박탈당하지 않도록 국공립과 사립,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차별 없이 특수교사를 배치해달라고 요구했다.
김상근 전국장애영유아학부모회 대표는 “유치원에서 특수교육을 받는 아이들은 특수학급 배치가 당연시되지만 어린이집에 다니는 제 아이는 유보분리로 특수교육 통계에 들어있지 않기 때문에 지난 9월부터 병원, 교육청으로 찾아다니며 특수교육대상자 선정을 받고 배치신청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장애를 가진 우리 아이들에게 교육은 생존을 위한 절대적 필요조건”이라며 “아이들이 살아 갈 미래를 위해 유보통합 과정에서 전문적인 교육과 보육을 당사자인 모든 장애영유아들이 평등하고 충분하게 받을 수 있도록 지켜내겠다”고 했다.
아울러 학부모연대는 교사 양성과정을 전문화하고 자격은 상향 조정하되 이에 따른 처우는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학부모, 현장 교사, 학계 등 교원 정책 수립 과정에서 폭 넓게 논의에 참여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
이와 함께 유보통합을 앞두고 단기 보육교사 양성원이나 사이버 양성원 등에서 자격증을 과다하게 남발하려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이를 용인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학부모연대는 “향후 유보통합 정책의 수립과 이행과정에서 정치권과 정부가 우리 아이들의 권리를 얼마나 합당하게 보장하는지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며 감시와 견제의 역할을 할 것”이라며 “다양한 유·보 구성원들의 갈등을 중재하고 우리 아이들을 위해 함께 협력하기 위해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