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까지 돌봄 ‘늘봄학교’ 첫발…새학기 앞두고 파열음 지속

저녁까지 돌봄 ‘늘봄학교’ 첫발…새학기 앞두고 파열음 지속

신학기부터 5개 지역 214개교에서 늘봄학교 운영 시작
시범 운영 앞두고 교원단체 반발

기사승인 2023-02-28 08:22:06
돌봄교실.   쿠키뉴스DB

교육당국이 오는 3월부터 전국 초등학교 214곳에서 늘봄학교를 시범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돌봄에 대한 공교육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것인데 업무 부담 증가를 우려한 교사단체 등은 반발했다. 

교육부는 인천·대전·경기·전남·경북 등 5개 지역 214개 초등학교를 시범 운영 늘봄학교로 지정한다고 27일 밝혔다. 

늘봄학교는 돌봄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어린이집, 유치원에 다닐 때보다 일찍 하교해 맞벌이 부부들의 큰 고민거리였다. 상당수가 학원 뺑뺑이를 돌며 사교육에 의존하고 있어 공공돌봄서비스를 늘려달라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학교서 저녁 8시까지 돌봄

늘봄학교의 핵심으로 꼽히는 저녁 돌봄은 214개교 중 212개교에서 최대 오후 8시까지 실시된다. 

경기도에선 80개 초등학교가 참여한다. 특기적성 프로그램 수강 시 1인 1에듀테크 연계 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해 학력 증진을 지원한다. 또한 소외계층 돌봄을 위한 주말·방학 방과후학교도 운영한다. 

인천교육청은 30개교에서 늘봄학교를 운영한다. 신입생 돌봄공백 해소와 학교 적용을 위한 초1 에듀케어 집중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모든 늘봄학교에서는 ‘아침이 행복한 학교’를 운영해 학생이 학교에 이른 시간에 등교하더라도 독서교실, 신체활동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행정업무전담인력은 늘봄학교 1곳당 1명씩 배치하기로 했다.

대전교육청은 20개교에서 퇴직인력 등을 활용한 ‘실버돌봄지원단’을 구성해 4월부터 돌봄이 필요한 학생에게 오후 5시부터 7시(필요시 8시까지 연장) 저녁 일시돌봄을 제공한다. 초1 에듀케어 프로그램은 ‘새봄교실’로 이름 짓고 관내 전체 초등학교에서 3월 한 달간, 20개 늘봄학교에서는 1학기 동안 운영할 계획이다. 

전남교육청은 농어촌 및 소규모 학교가 많은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농어촌형’과 ‘도시형’으로 운영체제를 구축, 43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시범운영한다. 초1 에듀케어 집중지원 프로그램은 16개교에서 실시한다. 경북교육청은 41교에서 3월부터 신입생 입학 초 2주간 ‘초1 새싹돌봄’을 운영한다. 

교육부는 늘봄학교 시행에 따른 학교 업무 경감을 위해 5개 교육청의 방과후·늘봄지원센터에 교육청 공무원 69명을 배치한다. 희망하는 학교에는 행정 인력, 기간제 교원, 자원봉사자 등을 지원해 214개 초교에 총 380명이 배치될 예정이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가재울초등학교에서 열린 교육·돌봄 국가책임 강화를 위한 늘봄학교 관련 교원·학부모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땜질식 처방” 교원들 반발


늘봄학교 시범 운영을 앞두고 교사들의 반발은 커지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학교와 교원의 업무 부담을 경감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각 교육청이 시범운영에서 어떤 인력이, 어떻게, 어떤 업무와 책임을 덜어주겠다는 것인지 구체적인 게 없다”며 “경감은커녕 오히려 업무 부담을 가중하고 업무 분장을 놓고 학교 구성원 간 벌써 갈등만 심화시키는 늘봄학교는 지자체로 이관해 전담 조직·인력을 갖춰 운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논평을 통해 “땜질식 처방으로 일관하는 늘봄학교 시범운영 방안을 철회하라”며 “각 시도 운영계획을 살펴보면 교원의 업무 경감에 대해서는 ‘한시적 정원 외 기간제 교사’ 채용을 제외하고는 구체적인 대책을 찾아볼 수 없다. 결국 시범 운영이 끝나면 한시적 정원 외 기간제 교사의 업무는 고스란히 다른 교사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교조는 또 “초등 저학년 학생들이 12시간 이상 학교에 머무는 것이 돌봄 수요를 넘어 학생들에게 어떤 교육적 효과를 가지는지, 교사 정원 감축으로 교사의 업무량이 늘어난 상황에서 늘봄학교 시범운영에 따른 학교와 교사의 부담 해소방안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은 “5개 시·도 시범운영지역은 늘봄학교전담센터 및 지자체와 협업관계 구축 등의 기반 조성이 매우 미흡한 상태에서 추진되고 있다”며 “결국 교사의 업무과중이 발생할 것이며 지속해 불협화음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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