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학사에서는 지난 2일 발표된 ‘2023학년도 서울대 정시모집 선발결과 보도자료’와 함께 ‘2023학년도 정시 서울대 점수공개서비스’를 이용한 2354명의 입시결과를 분석하여 올해 서울대 정시 결과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다.
서울대 정시 교과의 영향력은 크지 않았다
서울대 정시에서 교과반영은 교과이수정도, 교과성취도, 교과학업수행 등을 정성평가하여 지역균형은 40%를, 일반전형의 경우 2단계에서 20%를 반영했다. 이에 진학사는 새로 도입된 교과평가에 의해 등수가 바뀐 학생들이 있는지 살펴보았다.
지역균형의 경우 진학사 점수공개서비스를 이용한 학생 317명 중 6명의 학생이 교과평가에 따라 역전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이고, 일반전형의 경우 2037명 중 27명이 교과성적에 따라 당락이 뒤바뀐 것으로 분석된다.
지균의 경우 8개 모집단위 중 3개 학과(인문계열/공과대학/의예), 일반전형의 경우 59개 모집단위(간호대학, 의류는 유형I, II별도 산출) 중 20개 학과에서 역전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되어, 전체 67개 모집단위 중 교과의 영향으로 당락이 바뀐 학생이 있는 모집단위 비율은 34.33%정도였다. 전형상 교과평가의 반영비율이 일반전형은 20%인데 비해 지역균형은 40%나 반영되기 때문에 지역균형의 영향력이 더 커야할 듯 하나, 실제 결과에서는 전형 간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 지역균형의 경우 고교의 추천을 받아야 지원이 가능한 전형이기 때문에 교과평가에서 좋지 않은 성적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학생을 추천하지는 않았던 것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점수공개서비스 이용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이번 서울대 정시의 경우 지역균형과 일반전형 모두 교과평가의 영향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하여, 2024학년도에도 서울대 정시 합격을 위한 제1의 조건은 수능성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고점과 최저점의 차이가 큰 곳에서 역전현상 발생 多
일반전형의 경우 각 모집단위의 최고점 학생과 1단계 통과 최저점 학생의 점수 차이가 큰 경우 역전현상이 발생하는 케이스가 많았다. 서울대 점수 산출 방식을 보면 점수차이가 클수록 교과 평가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하게 된다. 표본으로 보았을 때 일반전형에서 최고점 학생과 1단계 통과 최저점의 차이가 50점 이상 났던 곳은 모두 6개 모집단위였는데, 6곳 모두 역전 케이스가 발생했다.
최근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었던 국어 3등급으로 서울대에 합격한 케이스가 지구환경과학부였는데 이 학과 역시, 경쟁률이 2:1 미만이어서 지원자 모두가 1단계를 통과할 수 있었고, 최고점 학생과 최저점 학생의 점수차이가 90점 이상으로 매우 컸기 때문에 교과평가의 영향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국어 3등급이라는 다소 낮은 성적으로도 합격할 수 있었던 것이다. 참고로, 이번 서울대에 최초합격한 학생 중 국어는 49명, 영어의 경우 58명, 탐구의 경우 28명이 영역별 3등급이하를 받고도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수학의 경우는 3등급이하의 성적으로 합격한 학생이 없었고, 국수영탐 모두 평균을 냈을 때 3등급이하로 합격한 학생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합격률은 재학생 > 졸업생 > 검정고시 순이었다
점수공개 표본을 통해 본 결과 졸업생의 합격자 수도 적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되나, 지원자수 대비 합격률은 재학생 > 졸업생 > 검정고시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검정고시로 서울대에 지원을 한 학생들의 경우 교과평가를 위해 학생부대체서식을 제출할 수 있었는데, 입력할 수 있는 내용에 제한 사항들이 있기 때문에, 세특 내용 전체가 나오는 재학생이나 졸업생에 비해 다소 부족한 평가를 받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일반전형의 인문계열 등 다수의 모집단위에서 수능성적으로는 최초합격권에서도 상위권에 위치한 학생이 불합격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여, 검정고시를 본 학생들이 올 서울대 합격에 있어서는 불리함이 있었다고 분석된다. 이는 다음에서 살펴볼 수능성적 측면에서도 검정고시 출신 학생의 수능 성적이 재학생과 졸업생 대비 나쁘지 않았음에도 합격률이 저조하다는 것에서도 유추해 볼 수 있다.
합격자들의 수능성적 평균을 비교해보면 일반전형만 지원할 수 있는 검정고시 학생의 수능평균성적이 402.8점으로 가장 높았고, 재학생 중 일반전형 지원자의 수능 평균성적이 401.37점, 지역균형은 400.65점, 졸업생의 일반전형 성적이 400.26점, 지역균형이 399.09점으로 나타났다. 합격자의 성적으로 볼 때 재학생이 졸업생에 비해 다소 높은 수능성적을 받았고, 일반전형합격자의 수능성적이 지역균형전형에 비해 높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대 교차지원 증가
통합수능 후 각 대학별로 자연계학생이 인문계열 모집단위로의 교차지원이 크게 증가했는데, 서울대도 2022학년도에 비해 2023학년도 교차지원이 증가했다. 이는 올해 제2외국어 및 한문을 선택한 학생이 예년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에서 예상이 된 바 있다. 다만, 얼마 전 서울대가 모 국회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는 수학 미적분과 기하에 응시하고 인문계열 모집단위에 지원한 학생을 교차지원을 한 것으로 분석하여 산출했으나, 수능에서 사탐을 응시한 학생 중에서도 전략적으로 미적분이나 기하를 본 학생들도 있기 때문에 진학사 분석자료에서는 ‘미적분/기하+과탐’에 응시하고, 인문계열 모집단위에 지원한 학생만을 교차지원으로 분류해 분석했다.
진학사 점공 서비스 이용자 중 미적분/기하+과탐을 보고 인문계열 모집단위에 지원한 학생의 비율은 전체 중 46.2%였고, 이중 약 43.4%가 합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심리, 지리, 사회복지, 국어교육, 영어교육 등에서 미적/기하+과탐 지원자의 합격비율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볼 때 앞서 분석과 마찬가지로 교과평가의 영향력이 크지 않았고, 교과평가에서도 전공관련 교과평가에 따른 불이익 등이 크게 발생하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서울대 정시는 우려했던 것보다 교과평가의 영향력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되고, 교과평가항목에 ’과목이수내용‘을 두어 ’진로적성에 따른 선택과목 이수내용‘을 평가한다고 공지했으나, 이 부분도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아 교차지원을 줄이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2024학년도에도 서울대 합격의 당락을 결정짓는 것은 수능성적이 제1의 조건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