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의 외국인 공격수 아가메즈의 팀을 향한 마음은 진심이었다.
아가메즈는 4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정규리그 6라운드 한국전력과 맞대결에서 26점(공격성공률 62.86%)을 기록했다. 아가메즈의 활약을 앞세운 우리카드는 한국전력에 세트 스코어 3대 0(25-18 25-22 26-24)으로 완승을 거두고 3위(승점 50점) 자리를 지켜냈다.
경기가 끝나고 그는 “좋은 경기였다”라면서 “다만 마냥 기쁘지 않다. 오늘 승리를 거뒀지만, 우리의 플레이오프 진출은 아직 보장할 수 없다. 팀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남은 경기에서도 집중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매 경기를 결승전처럼 임해야 우리가 플레이오프를 할 수 있는 순간이 올 것”이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아가메즈는 시즌 중반부터 팔꿈치 부상을 안고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4라운드에 253점을 올릴 정도로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다가, 5라운드에는 187점을 기록하는 등 공격력이 크게 줄기도 했다.
그는 “아프지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경기에 열심히 뛰는 것 밖에 없다. 항상 신경 쓰는 것은 좋은 훈련을 하면서 좋은 경기력을 유지해 결승전까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면서 “팔꿈치 통증을 신경쓰지 않으려 한다. 어느덧 내 나이가 37세가 됐다. 앞으로 배구를 하더라도 4년 정도면 은퇴를 바라봐야 한다. 그러기 때문에 잡다한 생각보다는 매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경기를 뛰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4일 현대캐피탈과 맞대결에서는 주 포지션인 아포짓 스파이커가 아닌 미들 블로커로도 경기를 뛰었던 아가메즈다. 외국인 공격수이기에 갑작스러운 포지션 변화는 자존심도 상했을 터.
하지만 그는 자존심 보다는 팀이 먼저였다. 오히려 감독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수긍해 경기에 나섰다. 당시 경기에서는 다소 부진했지만, 이후 경기에서는 2경기 모두 20점 이상 올리면서 승리를 견인했다.
“당시 경기에서 미들블로커로도 뛴 이유는 팔꿈치 부상 때문이었다. 또 나는 팀에 이기적이고 싶지 않다. 팀이 필요하다면 어느 포지션에서도 뛸 준비가 되어 있다. 감독님과 코칭 스태프에게도 팀에 헌신하고 희생하겠다는 말을 전했다. 우리카드는 나에게 많은 의미가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한 팀을 정상으로 올려놓는 게 목표다.”
이어 그는 “우리 팀에게는 올해가 제일 큰 기회인 동시에 마지막 기회기도 하다. 먼저 구단의 지원과 좋은 스태프가 함께 한다. 나경복의 군 입대도 예정돼있고, 다음 시즌에 어떤 구성과 변화가 있을지 모른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기에 더 열심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아가메즈는 “개인적으로도 2018~2019시즌에는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부상으로 인해 한 달 가까이 경기를 뛰지 못하다가 복귀해 어려움을 겪었다. 내게도 올 시즌이 V리그에서 우승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큰 기회 아닌가 싶다. 목표를 이루지 못하고 떠나게 된다면 정말 슬플 것 같다”고 간절함을 드러냈다.
장충=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