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의 제안으로 경기도와 함께 추진하는 한국형 실리콘밸리 ‘베이밸리 메가시티’가 가시화하고 있다.
베이밸리 메가시티는 아산호와 평택호 일대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수소경제 등 대한민국 4차산업을 선도하는 글로벌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프로젝트이다.
김태흠 충남도지사와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13일 충남 아산시의 복합문화공간 모아무르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5개월여 만에 다시 만나 베이밸리 메가시티 성공 추진을 위해 협력을 다짐했다.
이에 따라 도와 경기도는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사진 마련을 위한 공동 연구 작업에 본격 돌입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태흠‧김동연 지사, 김영석 베이밸리 메가시티 민관합동추진단장, 강정태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 김동욱 현대자동차 부사장, 김용하 건양대 총장(대전세종충남 총장협의회 공동회장), 이원희 한경대 총장(경인지역 대학총장협의회 부회장), 유동훈 충남연구원장, 주형철 경기연구원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세미나는 베이밸리 메가시티 건설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 착수보고, 베이밸리 메가시티 건설 기념 퍼포먼스, 공동 연구 실시 협약, 발제 및 토론 등의 순으로 진행했다.
기념 퍼포먼스는 김태흠‧김동연 지사를 비롯한 산학연관 대표 9명이 참여, 함께 힘을 모아 베이밸리 메가시티의 싹을 틔운다는 의미를 담아 충남과 경기도의 도화(道花)인 국화와 개나리 화분에 물을 주는 방식으로 펼쳤다.
협약에 따르면, 두 연구원은 베이밸리 메가시티와 관련해 △상호 자료 공유 및 연구자 교류 △공동 연구 추진 △세미나‧워크숍‧간담회 등 공동 행사 개최 등을 협력키로 했다.
공간적 범위는 충남 천안‧아산‧당진‧서산, 경기 평택‧안성‧화성‧오산 등 아산만 일원으로, 시간적 범위는 올해부터 2042년까지 20년으로 설정했다.
발제와 토론은 ‘4차 산업혁명의 새 심장, 베이밸리 메가시티 발전 방향’을 주제로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김태흠 지사는 “충남 북부권과 경기 남부권을 아우르는 아산만 일대는 대한민국 수출의 21.7%를 차지하는 지역”이라며 “아산만권을 글로벌 첨단 산업 메가시티로 건설,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김태흠 지사와 김동연 지사는 이어 열린 기자간담회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먼저 김동연 지사는 “작은 것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충남도와 함께하겠다”다면서 “다음엔 김태흠 지사를 경기도에 초청해 일일 도지사로 임명해 계속해서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김태흠 지사 역시 “사실 당진·평택항이 경계에 있다보니 도계문제로 갈등 관계도 있었다”고 말한 뒤 “양 도의 갈등 때문에 아산만 등 천혜의 자원이 있어도 활용하지 못한다면 후손에게 죄를 짓는 것”이라며 손을 내민 배경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경기도와 상생·연대할 수 있는 메가시티를 조성하면 50년, 100년 먹거리를 조성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평택법 개정’과 관련해서도 경기도와 이견이 없어 따로 대화를 나눌 일은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베이밸리는 이미 중앙정부에 제공한 상황이고, 경기도와 함께 할 사업 발굴과 청사진이 준비단계에 와있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수도권 규제완화에 따른 낙수효과 측면을 전체로 세팅할지는 그동안 우리가 소홀히 한 면이 있다면서 그렇기에 이번 경기도와의 MOU 체결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베이밸리 메가시티 제안을 누가 먼저 했냐는 질문에는 “남녀가 서로 만나 눈이 맞고 신뢰가 쌓이면 부부가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번 충남과 경기도가 함께 하는 메가시티는 작은 그림이 아닌 큰 사업”이라면서 “경기도와 갈등 유발보다는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함께 하자고 김동연 지사에게 전화를 넣으니 흔쾌히 응해왔다”고 전후사정을 전했다.
이밖에도 김영환 충북도지사와의 교환근무 무산과 관련해선 “추후로 미루자며 지난 토요일 연락이 왔다”고 언급한뒤 “서로 극단적인 표현이나 생각을 달리하는 부분들에 대해 공격하고 갈등을 조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고민을 해봤으면 좋겠다”고 갈음했다.
한편 김태흠 지사는 지난해 9월 충남도청 상황실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베이밸리 메가시티 건설을 위한 충남‧경기 상생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협약을 통해 △천안-아산-평택 순환철도 건설 △최첨단 산업벨트 조성 및 대한민국 미래 핵심성장지역 육성 △평택‧당진항 물류 환경 개선 등 9개 사항을 약속한바 있다.
아산=홍석원 기자 001h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