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일제히 반등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을 시작으로 시그니처뱅크 파산, 크레디트스위스(CS) 위기설까지 확산하며 금융 시스템 리스크에 대한 공포가 확산했지만 미국과 스위스 당국이 발 빠르게 대응하면서 불안 심리를 잠재웠다. 여기에 미 대형은행들이 위기설이 나도는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을 구제하기로 나서면서 안도감이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 

1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71.98p(1.17%) 상승한 3만2246.55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8.35p(1.76%) 뛴 3960.28, 나스닥지수는 283.23p(2.48%) 오른 1만1717.28로 장을 마감했다.

SVB 파산, CS 위기설 등 금융 시스템 리스크에 대한 공포로 약세를 보인 3대 지수는 이날 퍼스트리퍼블릭 구제 소식과 함께 반등했다.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미 대형은행 11곳은 SVB 파산 사태 이후 위기설에 시달리는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을 구제하기 위해 300억달러(약 40조원)를 수혈하기로 합의했다. 

이들 은행은 성명에서 “미 최대 은행들의 행동은 국가 은행 시스템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이런 소식에 퍼스트리퍼블릭 주가는 전장보다 9.98% 상승했다. 

전날 위기설에 폭락했던 CS 역시 스위스 금융당국이 이 회사에 유동성을 지원한다는 소식에 살아났다. 이날 스위스 증시에서 CS는 전장 대비 19.15% 급등했다.  

금융 시스템 리스크 공포가 다소 진정되면서 은행주가 일제히 랠리했다. JP모건체이스(1.94%) 웰스파고(1.16%) 뱅크오브아메리카(1.68%) 등 대형은행 주가가 뛰었다. 팩웨스트 방코프(0.70%) 지온뱅코프(1.40%) 등 지방은행 주가도 일제히 상승했다. 

CS 사태 직후로 관심이 모인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는 예상을 깨고 빅스텝(0.50%p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SVB 파산에 이어 CS 위기설로 인한 자금유출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시장이 요동쳤지만, ECB는 금융 시스템 안정보단 인플레이션 진화에 더 무게를 뒀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정부의 개입으로 금융 리스크가 진정됐지만 안심하긴 이르다고 평가했다. 금융 시스템 리스크 확대 가능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은데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뒀기 때문이다. 3월 FOMC는 21~22일 열린다. 

크로스마크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밥 돌 최고투자책임자는 CNBC에 “시장은 사람들이 얼마 전 생각한대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단지 안도의 한숨일 뿐이다”라고 했다. 

인프라스트럭처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제이 해트필드 최고경영자는 CNBC에 “투자자들은 다음주까지 크게 움직이는 것을 잠시 멈춰야 한다”며 “다음 하락 요인이 무엇인지 판단하면서 연준이 무엇을 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