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중단 사태를 빚은 서울 재건축 아파트 두 곳 희비가 엇갈렸다. 서울 강남구 ‘개포자이 프레지던스’(개포주공 4단지 재건축)는 최근 입주를 재개한 반면, 서울 양천구 ‘신목동파라곤’(신월4구역 주택재건축)은 공사비 분쟁으로 입주기약이 없는 상황이다.
1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개포자이는 지난 16일 입주를 재개했다. 경기 유치원이 강남구청을 상대로 낸 준공인가 처분효력 정지신청을 재판부가 기각하면서다.
신목동파라곤 분위기는 개포자이와 대조된다. 아파트 주위로 안전띠가 둘러져있고, 출입구는 차벽과 컨테이너박스가 막고 있다. 사설보안요원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입주 중단사태 최고 피해자는 299가구 중 153가구인 일반분양자다.
일반분양자는 기약 없는 불안과 초조함 속에 살고 있다.
전날(17일) 오후 재건축 조합 사무실 앞에서 만난 한 일반분양자는 “짐은 이삿짐센터에 맡기고 현재 단기 월세로 살고 있다”며 “(입주가 중단되고 나서) 다들 뿔뿔이 흩어졌다. 너무 힘들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분양자는 “다행히 중도금 대출은 연장됐지만 앞으로 진척상황은 예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신목동파라곤 시공사 동양건설산업과 조합은 공사비 증액을 두고 갈등 중이다. 동양건설은 인상된 원자재 값·인건비 등을 반영한 공사비 106억원을 요구하고 있다. 세대 당 8000만원꼴이다. 조합은 추가 분담금 지급을 거부하고 있다.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준공허가가 나고 이달부터 입주가 가능해지자 시공사는 인도 지연과 열쇠 불출로 대응하고 있다.
조합은 공사비 협의에도 불성실하게 응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조합은 시공사로부터 2021년 12월부터 지난달까지 수차례 공사비 단가 조정 협의 요구를 받았지만 회의를 단 한 차례만 개최하는 등 협의 요구에 제대로 응하지 않았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는 이러한 점을 근거로 조합이 시공사를 상대로 낸 업무방해금지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한편 조합은 이날 일반분양자를 입주시키자는 확약서에 서명했다. 갈등 조정 방안에 관해선 “(시공사)와 협의 중”이라고만 밝혔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