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학교폭력 발생 건수가 증가했으나 자체평가에서 ‘우수’ 등급을 매긴 것을 두고 현실과 동떨어진 평가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는 “당초 계획한 성과지표를 모두 달성했다”고 밝혔다.
20일 정의당 정책위원회 등에 따르면 정부업무평가포털에 게재된 교육부의 ‘2022년 자체평가 결과보고서(주요정책 부문)’을 보면 평가 과제 가운데 ‘학교 폭력이 없는 안전한 학교 환경 조성’은 2등급(우수)이었다. 주요 정책에 대한 자체평가는 국정 운영의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매년 실시한다. 교육분야 전문가들로 꾸려진 평가위원회가 67개 과제를 1등급인 ‘매우 우수’부터 7등급인 ‘부진’까지 7단계로 평가한다.
학교폭력은 1등급 '매우 우수'(5개) 다음 등급인 2등급(우수, 6개)으로 평가했다. 지난해 교육부가 추진한 주요 정책 중 학교폭력 대응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의미다.
세부적으로 보면 교육부는 학교폭력 정책에 대해 △계획수립 적절성 △집행과정 충실성 △성과지표 달성도 △정책효과 등 4개 지표 가운데 집행과정 충실성(보통)을 제외한 나머지 3개 지표는 모두 우수 등급을 줬다.
평가위원회 측은 “피해학생 보호·지원체계 강화와 가해학생 교육·선도 지원은 학교폭력 예방·대처의 실효성 확보에 기여했다”며 “학교폭력 대응·심의결과에 불복해 행정심판을 청구하는 비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등 학생·학부모의 학교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면수업 이후 학교 폭력이 증가 추세를 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현실과 동떨어진 평가라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의 지난해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초등 4학년부터 고등 3학년생 중 학교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응답한 학생은 1.7%로 나타났다. 2019년 1.6%에서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이 시행된 2020년 0.9%, 2021년 1.1%로 감소했다가 대면수업이 시작되면서 코로나19 이전보다 늘어난 것이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 심의 건수도 2020년 8357건, 2021년 1만5653건에서 지난해에는 상반기에만 9796건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는 “자체평가는 전원 외부위원으로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평가를 시행하고 있다”며 “자체평가 결과 도출 및 평가보고서 작성에 대해서는 위원회에서 독립적으로 수행해 교육부가 관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생활문화과에서는 당초 계획한 성과지표를 모두 달성해 ‘성과지표달성도’와 ‘계획수립의 적정성’ 등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육부는 앞으로도 자체평가가 객관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자체평가 위원 위촉 및 운영에 만전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