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에도 호실적을 기록한 주요 식품업체들의 오너와 전문경영인들이 정기주주총회에서 하나둘 재선임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재선임을 통해 신사업에 보다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이번 주총에서 이영구 롯데그룹 식품군HQ 총괄대표와 이창엽 대표의 사내이사를 선임했다. 이창엽 대표의 경우 롯데제과의 첫 외부 인사로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 후 해외시장 경쟁력을 키우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사상 최대 이익을 낸 오리온은 허인철 대표이사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허 부회장은 올해도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지속하는 한편, 글로벌 사업에서 외형 확장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오너일가에서도 복귀와 재선임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전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주총에서 통과시켰다. 신 회장은 지난 2019년 12월 롯데칠성음료 사내이사를 사임한 지 3년 만에 등기이사로 경영에 복귀하게 됐다.
빙그레 주총에선 김호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논의된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과 김홍국 하림 회장은 오는 29일 각사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될 전망이다.
앞서 동서식품도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열고 김석수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해 주목을 받았다. 지난 2008년 회장에 올랐다가 2018년부터 동서식품 감사를 맡으며 회장 직책을 내려놓은 바 있다. 이에 따라 동서식품 회장직은 5년간 공석이기도 했다.
업계에선 오너들이 등기이사 선임 및 연임으로 신사업 강화에 더 힘이 실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식품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신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며 "이를 위해 그간 성과를 내왔던 오너들과 전문경영인들이 사내이사로 귀환하거나 재선임에 나서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