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돌’ 깜짝 반란…피프티 피프티 흥행 비밀

‘중소돌’ 깜짝 반란…피프티 피프티 흥행 비밀

기사승인 2023-03-28 17:44:33
그룹 피프티 피프티. 어트랙트

130일. 그룹 피프티 피프티가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인 핫 100에 오르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데뷔 6개월 만에 이 차트에 진입한 ‘괴물 신인’ 뉴진스보다 핫 100 입성이 빨랐다. 소속사 규모를 생각하면 이번 쾌거는 더욱 기적 같다. 피프티 피프티를 만든 어트랙트는 2021년 세워진 소형 기획사. ‘팬들과 함께 완전한 합을 이루겠다’며 지난해 가요계에 출사표를 던진 네 소녀는 이른바 ‘중소돌’로는 처음으로 핫 100에 이름을 올렸다.

28일(한국시간) 빌보드에 따르면 피프티 피프티가 지난달 24일 발표한 노래 ‘큐피드’(CUPID)는 최신 핫 100에 100위로 진입했다. 핫 100은 디지털 음원 스트리밍과 다운로드, 라디오 방송 횟수 등을 종합한 인기곡 차트다. 역대 K팝 그룹 가운데 이 차트에 이름을 올린 팀은 원더걸스, 방탄소년단, 트와이스, 블랙핑크, 뉴진스 등 5팀뿐이었다.

숏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 게재된 ‘큐피드’ 관련 영상들. 틱톡 캡처

피프티 피프티의 깜짝 흥행 배경엔 틱톡이 있었다. 한 틱톡 이용자가 ‘올해 최고의 프리 코러스(후렴 직전 구간)’라며 틱톡에 올린 ‘큐피드’ 무대 영상이 240만건 넘는 ‘좋아요’를 얻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누렸다. 틱톡에 올라온 ‘큐피드’ 관련 영상만 19만여개에 달한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많은 틱톡 이용자들이 스페드 업(Sped-up·원곡의 속도를 빠르게 조정한 음악) 리믹스 영상을 공유하며 노래가 입소문을 탔다”면서 “K팝에선 기획사가 댄스 챌린지 등으로 숏폼 콘텐츠 마케팅을 주도하지만, 팝 시장에서는 이용자 중심의 입소문으로 인기곡이 발굴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큐피드’는 강렬한 사운드와 화려한 퍼포먼스를 내세운 여느 K팝 곡과 분위기가 다르다. 샹송을 떠올리게 하는 복고풍 사운드 위로 멤버들의 성숙한 보컬이 감미롭게 내려앉는다. 전홍준 어트랙션 대표가 들려준 ‘큐피드’ 발매 막전막후는 이랬다. 전 대표 등은 2021년 하반기부터 퍼블리셔를 통해 300여곡을 수집했다. 이때 고른 곡이 피프티 피프티의 데뷔곡 ‘하이어’(Higher)와 이번 ‘큐피드’ 등이다. 전 대표는 “처음부터 미국 시장을 공략해 멤버들을 구성하고 영어 등 외국어도 배우게 했다”면서 “음악 역시 정형화된 K팝 대신 슈가 팝(감미로운 멜로디가 돋보이는 음악)을 택해 노래로 먼저 승부수를 띄우려고 했다”고 귀띔했다.

노래가 먼저 유행하면서 피프티 피프티를 향한 북미 시장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전 대표는 “현지 매니지먼트 회사 여러 곳에서 연락이 와 논의를 진행 중”이라면서 “좋은 파트너를 만나 피프티 피프티를 ‘여자 BTS’로 키워내고 싶다”고 소망했다. 멤버들은 길게는 3년, 짧게는 2년여간 연습하며 실력을 쌓았다. 멤버 새나는 데뷔 전 KBS2 10대 댄스 배틀 프로그램 ‘댄싱 하이’에 출연한 경력도 있다. 전 대표는 “피프티 피프티 네 멤버들과 회사를 믿고 자녀를 맡겨준 멤버들의 부모님, 밤낮없이 애쓴 회사 직원들에게 고맙다”면서 “독특한 음악과 진정성 있는 메시지로 피프티 피프티만의 색깔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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