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27)씨가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풀려나자마자 광주를 찾았다. 이날 처음 광주를 찾은 전씨는 가장 먼저 5·18민주화운동 피해자 및 유족에 대한 사과 메시지를 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씨는 30일 오전 12시30분쯤 광주 치평동 한 호텔 앞에 도착해 “태어나서 광주에 처음 와본다”며 “항상 두려움과 이기적인 마음에 도피해오던 곳이다. 많은 분이 천사같은 마음으로 환영해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했다.
전씨는 “의미 있는 기회이자 순간인 만큼 최선을 다해 피해자분들, 상처받으신 모든 분의 억울한 마음을 풀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저를 포함한 제 가족들로 인해 지금까지 너무 많은 상처를 받고 원한도 많을 것 같다”며 “늦게 와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늦게 온 만큼 저의 죄를 알고, 반성하고 더 노력하면서 살겠다”고 덧붙였다.
전씨는 이날 하루 동안 휴식을 취하며 5·18과 광주 등에 대한 사전 공부를 한 뒤 31일 5·18 관계자들과 만나 공식적인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앞서 전씨는 지난 13일부터 SNS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일가의 비자금 의혹 등을 폭로하고 본인과 지인들이 마약사범이자 성범죄자라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5·18에 대해 사죄하고 싶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26일 자신의 SNS에 한국행 비행기표를 공개하며 “인천공항 도착 후 바로 광주로 가겠다. 아는 게 하나 없고 어디로 가야 유가족분을 뵐 수 있을지 모르겠다. 도와달라”며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족 등을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28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전씨는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경찰 조사 36시간 만인 29일 오후 7시55분쯤 석방됐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