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강원도지사가 최근 KBS에서 보도한 '산불 때 골프' 기사로 본인의 명예가 심각하게 실추 됐다며 KBS 취재기자와 책임자를 허위사실·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김 지사는 이날 오후 강원도청 브리핑룸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KBS 취재기자 등을 상대로 허위사실 및 명예훼손죄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저의 근무 중 행동에 대한 언론의 비판은 달게 받고 스스로를 다시 돌아보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며 “그래서 지난 MBC 보도(3월31일)와 관련해 이유 불문 사과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악의적 허위보도 경우는 다르다. 결국 국민에게까지 피해가 간다는 점에서 진실을 밝히는 것이 공직자 의무라고 생각한다. 지난 7일 KBS 보도가 그 경우다”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KBS 보도 내용 중 ‘김진태…18일 산불 때도 골프’라는 제목과 내용을 문제 삼았다.

그는 “이 기사를 보는 사람은 제가 산불이 나고 있는데 골프장에 간 사람으로 생각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당시엔 산불이 나지도 않았고 골프장이 아니고 연습장이었다”고 해명했다.

또 “그 날은 토요일 오전 7시 연습장에 간 적이 있었고 산불이 난 것은 이후 9시간 뒤였다”며 “최초 보도 이후 KBS는 일곱 번 기사를 수정했다. 앞서 쓴 기사가 잘못된 것을 시인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기사 제목이 ‘산불 때’→‘산불 난 날’→‘산불 와중’으로 바뀌었다”며 “이미 첫 기사 게시 때 본인의 명예는 심각하게 실추돼 그 후에 수정됐다고 해도 소용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더 심각한 것은 의도적으로 검색수를 늘리기 위해 동일한 제목의 기사를 반복적으로 전송하는 어뷰징(abusing)이다”며 “현재 인터넷 포털에는 그 기사가 5개 올라와 있고 KBS 유튜브에는 6개나 올라와 있다. 똑같은 내용인데 (단독)기사가 세 건으로 처리돼 있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이런 건 난생 처음 본다. 실상은 ‘김진태 죽이기’라는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국민으로부터 수신료를 받는 KBS가 이럴 수는 없다. 더 이상 실망을 주지 말고 진정한 공영방송으로 돌아오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춘천=하중천 기자 ha3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