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 중인 래퍼 나플라가 우울증을 부풀려 2차례에 걸쳐 소집해제를 시도하고, 소집해제 판정을 받지 못하자 병역 브로커와 함께 재신체검사를 공모한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검찰은 11일 서울남부지법 형사7단독 김정기 판사 심리로 열린 이 사건 공판에서 나플라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에 따르면 나플라는 소속사 그루블린 공동대표인 김모씨, 병역브로커 구모씨 등과 공모해 우울증 등 정신질환이 극심한 것처럼 가장해 복무부적합 판정을 받으려고 했다.

그는 병무청과 자신의 근무지인 서초구청 직원들과 면담하면서 정신질환으로 인해 자살 충동을 느끼고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거짓 행세했다.

이를 토대로 병무청 복무부적합 심사를 두 차례 받았으나 모두 부결됐다. 나플라는 재신체검사를 거쳐 병역 면제에 해당하는 5급을 받기로 구씨와 공모하기도 했다.

검찰은 나플라가 정신과에서 처방만 받고 복용은 하지 않은 약을 증거로 제출하기도 했다.

서초구청 소속 공무원 등 5명은 나플라가 빠르게 소집해제를 받을 수 있도록 복무 부적응 근태 자료를 만든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다만 해당 공무원들이 금품을 받은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구속 상태로 재판받은 나플라는 이날 최후변론에서 눈물을 흘리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는 “Mnet ‘쇼미더머니777’에서 우승한 뒤 얼마 되지 않아 입영 통지서가 날아왔다. 갑자기 입대해 활동이 중단되면 어렵게 쌓은 인기가 모두 사라질까 두려웠다. 또, 한국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군 복무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제 잘못이 얼마나 큰지 깨달았다. 이로 인해 성실히 병역을 이행하는 분들과 저를 사랑하는 분들, 우울증 환자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줬는지 알게 됐다. 가족에게도 큰 슬픔을 들였다”며 “단 한 번의 기회가 다시 주어지면 병역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떳떳한 국민으로 살아가겠다”고 덧붙였다.

나플라 측 법률대리인은 “피고인이 성장기 대부분을 미국에서 보낸 후 가수의 꿈을 이루려 한국에 와 적응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조언을 해줄 어른이 없었던 점이 이 사건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 성장기 특성을 다소나마 살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