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 개혁’ 전원위 마지막 토론…여야 입장 차 확인

‘선거제 개혁’ 전원위 마지막 토론…여야 입장 차 확인

의원 정수 축소 여야 의견 갈려
위성정당 언급에 野 “국민께 사과”·與 ‘박수’
나흘간 회의…합의점 못 찾아

기사승인 2023-04-13 16:38:27
국회의사당.   쿠키뉴스 DB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편 논의를 위한 국회 전원위원회(전원위) 마지막 토론을 열고 의원 정수 확대·축소 등과 관련해 갑론을박을 벌였다. 이번 전원위는 지난 2003년 ‘이라크전쟁 파견 동의안’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전원위 4차 토론이 진행됐다.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진행된 전원위 토론회는 총 100명의 국회의원이 발언자로 나와 의견을 밝혔고 이날은 20명의 의원이 발언대에 섰다.

국민의힘은 의원 정수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은 “스스로 키워왔던 국회에 대한 불신과 혐오를 종식하기 위해서는 의석수를 늘릴 게 아니라 줄여야 한다”며 “비례대표제를 과감히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은 “(여론조사에서) 국민 절반 이상이 의원정수 확대를 반대한다”며 “현행 유지, 정수 축소가 민심이라면 그 또한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에 반대하는 의견을 내놨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소모적 논의”라며 “포퓰리즘에 편승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 또한 “입법부의 역할이 약화하면 누가 가장 좋아하느냐”고 반문했다.

4·5 재보궐 선거로 국회에 입성한 강성희 진보당 의원도 의원 정수 축소 논의에 대해 “과거로 돌아가는 퇴행적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비례대표제 폐지’ 논의와 관련해 강력히 반발했다. 용 의원은 “5만표 남짓 받아 당선한 지역구 의원들께서 도대체 무슨 근거로 50만명의 선택으로 당선된 비례대표 의원보다 진짜 의원이라고 비례대표 의원을 줄이거나 폐지해야 한다고 자신 있게 말씀하시느냐”고 질타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의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반성도 나왔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위성정당’ 출현을 불러와 따가운 눈초리를 받은 바 있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당시 원내수석부대표로서 큰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라며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이 박수를 보내는 장면도 포착됐다.

송갑석 민주당 의원은 “고백하자면 국회의원인 저조차 그때 선거법 개정 논의에 어떤 형식으로든 제대로 참여하지 못했고 선거법의 세세한 사항은 물론, 그것이 가져올 결과조차도 예측할 수 없었다”고 성찰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원위 무용론’도 나왔다. 용혜인 의원은 “전원위는 실패했다. 남는 것 없는 말 잔치로 끝나고 있다”며 “아무것도 합의된 게 없는데 전원위가 끝나고 며칠 새 합의안을 만들고 이를 통과시키는 ‘졸속입법’을 개혁이라고 부를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국회에서 20년 만에 전원위가 열리고 있지만 의원들로부터 기대가 없고 국민의 호응도 없다”며 “개인 의견만 제시하다 전원위가 끝나면 국회는 무능력해 보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렇듯 나흘간 이어진 토론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되지 않았기에 앞으로 선거제 개혁 논의는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가 다시 이어받을 것으로 보인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정개특위에 심도 있는 논의를 해달라고 요청하는 시나리오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이처럼 의원들이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 모습에 긍정적인 평가도 나왔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13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국민이 보기에 대정부질문 등에서 (의원들이) 서로 야유하고 비방하는 게 일상적으로 봐온 장면”이라면서 “하지만 사흘 동안 차분히 발언을 경청하고 각 당에서 의원이 자기 생각을 말하는 건 처음 봤다”고 평가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13일 쿠키뉴스에 “토론 시간이 오래 걸리는 건 예상한 부분이다. 바로 결론이 나오지는 못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다들 누군가의 의견을 비꼬거나 비하하지 않고 의견을 교환하는 모습은 분명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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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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