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다 우승반지를 끼는 것도 많은 의미가 있겠죠.”
안양 KGC의 배병준은 13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고양 캐롯과 1차전에서 3점슛 4개 포함 13점 6리바운드로 활약하며 KGC의 99대 43 대승을 이끌었다.
김상식 KGC 감독은 1차전에서 배병준을 스타팅 카드로 꺼내들었다. 김 감독은 캐롯전에서 배병준이 좋은 활약을 해왔기 때문에 선발로 낸다고 까닭을 밝혔다. 배병준은 정규리그에서 캐롯을 상대로 평균 8.2점을 올렸는데, 이는 팀별 최다 득점 기록이기도 했다.
김 감독의 예상은 적중했다. 배병준은 1쿼터에만 3점슛 2개 포함 7점을 올렸다. 또한 리바운드 3개, 어시스트 1개, 스틸 1개를 더하며 KGC가 주도권을 잡는데 앞장섰다. 수비에서도 큰 힘을 보탰다. 배병준은 캐롯의 에이스 전성현을 11점으로 묶었다.
배병준은 1차전에서 득점 마진 +41을 기록했는데, 외국인 선수 오마리 스펠맨(+42)에 이은 전체 2위였다.
경기가 끝나고 배병준은 “우리 팀에 10득점을 넘은 선수들이 꽤 있다. 골고루 노력해 준 덕분이다”면서 “캐롯 선수들의 힘이 떨어진 것도 있지만 이런 점도 플레이오프의 묘미라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캐롯은 로테이션이 활발한 팀이다. 그런데 6강에서 많은 체력을 소진하고 왔기 때문에 허점이 나지 않을까 생각하고 준비를 했다”면서 “경기 초반에 변준형이나 문성곤이 공간을 많이 만들어준 덕분에 슈팅 타이밍을 잡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배병준은 1차전 활약 원동력이 팀원들의 도움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 경기에서 나도 운이 좋았다. 슛 찬스가 많이 났다”라면서도 “다음 경기에는 변준형, 스펠맨, 박지훈이 풀어줄 것이라 생각하고 나는 조연으로서 수비 열심히 하고 찬스가 나면 과감히 던질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의 고아라가 배병준의 경기를 보러 왔다. 배병준과 고아라는 올 시즌이 끝나면 백년가약을 맺는다. 배병준도 시즌 중 경기가 없을 때 종종 우리은행의 경기를 보러 가기도 했다.
고아라가 속한 우리은행은 올 시즌 여자농구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고아라의 우승이 배병준에게도 큰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배병준은 “여자친구가 응원 올 때마다 전적이 좋아서 남은 휴가 기간에도 계속 와달라고 말을 했다”라면서 “여자친구가 우승을 해서 나도 동기부여가 된다. 둘 다 우승반지를 끼는 것도 많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 잘했다고 안심하기보다 조연으로서 수비 열심히 하고, 찬스 나면 과감하게 슛을 던지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안양=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