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태양이 긴 밤을 뚫고 맞이한 아침 [들어봤더니]

빅뱅 태양이 긴 밤을 뚫고 맞이한 아침 [들어봤더니]

6년 만에 돌아온 K팝 황제…태양 “다시 초심으로”

기사승인 2023-04-25 08:00:02
그룹 빅뱅 멤버 태양. 더블랙레이블

“나를 찾아오는 것은 반복되는 밤의 연속.” 그룹 빅뱅의 멤버 태양은 새 미니음반 ‘다운 투 어스’(Down to Earth)를 내며 공개한 아티스트 노트에 이렇게 적었다. 예명조차 태양인 원조 K팝 황제에게 지난 6년은 해가 진 어둠의 시간이었다. 23일 서울 한남동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만난 태양은 “군 복무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대유행 등으로 본의 아니게 활동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졌다. 힘들고 답답한 시간을 보냈다”고 털어놨다.

“불평 없이 아름답게 밤을 맞는 노을처럼”

25일 오후 6시 공개되는 ‘다운 투 어스’는 태양이 긴 밤을 뚫고 내놓는 첫 음반이다. 그는 석양에서 영감을 받아 음반을 만들었다고 한다. “노을 뒤에 이어지는 건 늘 어두운 밤이다. 그런데도 노을은 아무 불평 없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밤을 맞는다. 나도 어렵고 힘든 상황을 아름답게 이겨낼 방법은 뭘까 고민하며 초심으로 돌아갔다”는 설명이다. 그가 10년 넘게 몸담은 빅뱅은 2019년 맏형 탑의 마약 투약 사건과 전 멤버 승리가 연관된 ‘버닝썬 게이트’ 등이 불거지며 구설에 올랐다. 당시 군 복무 중이었던 태양은 “세상과 소통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좋지 않은 일들이 벌어져 답답한 시간을 보냈다”고 심경을 에둘러 언급했다. 전역 후엔 코로나19가 퍼져 연예 활동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는 “확실한 목표를 설정하고 나아가는 것이 힘든 상황이 계속됐다. 어려서부터 음악을 해온 터라 활동할 수 없는 시간이 힘들었다”며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리라고 다짐하며 만든 음반이 ‘다운 투 어스’”라고 설명했다.

태양. 더블랙레이블

“팬들과 다시 한번 건강한 나무를 가꾸고 싶다”

하루 먼저 들은 타이틀곡 ‘나의 마음에’는 고(故) 유재하의 음악을 태양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느낌이었다. 태양의 히트곡 ‘나만 바라봐’ ‘기도’ 등을 작업한 프로듀서 쿠시가 다시 한번 태양과 손발을 맞춰 만들었다. 태양은 “K팝의 황금기라고 생각하는 1980·1990년대 음악을 현대적인 스타일로 해석한 곡”이라며 “내 생각과 감정, 앞으로 마주하고 싶은 내 모습 등을 가사에 녹였다”고 귀띔했다. 노래의 영어 제목은 ‘시드’(Seed·씨앗). 태양은 “팬들과의 관계를 나무로 비유하곤 한다. 이 음악이 새로운 씨앗이 돼 다시 한번 건강한 나무를 키우고 싶다는 마음”이라고 했다. 이밖에도 음반에는 그룹 블랙핑크 멤버 리사가 피처링한 ‘슝’, 래퍼 빈지노와 협업한 ‘인스퍼레이션’(Inspiration), 지난 1월 선공개해 미국 빌보드 핫 100에 76위로 진입한 ‘바이브’(VIBE) 등 6곡이 실린다. 6곡 모두 태양이 가사를 썼고, 쿠시·알티·24 등 더블랙레이블 소속 프로듀서들이 작곡했다.

“인간 동영배로서도 더 나은 사람이 되자”

태양에게 연예계를 떠나 있던 지난 6년이 마냥 암흑의 시기였던 것만은 아니다. 태양은 2018년 배우 민효린과 결혼해 2021년 첫 아들을 품에 안았다. 그는 “아들이 요즘 말을 배우기 시작했다. 얼마 전 ‘딸기’ ‘악어’라는 말을 했다. 아이가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때 놀랍고 행복하다”며 웃었다. 세계 각지를 돌며 공연하던 한류스타는 가정을 꾸린 뒤 겸허해졌다. 태양은 “사회생활을 일찍 시작해 많은 것들을 배웠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모르던 것들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 부족함을 바라보며 인간 동영배(태양 본명)로서도 더 나은 사람이 돼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며 “음악뿐만 아니라 제 삶에서도 진정성을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의 10대와 20대를 함께 보낸 빅뱅에 관해서는 “다른 멤버들도 개인 활동을 이어가다 보면 좋은 기회에 (멤버들과) 다 같이 팬들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빅뱅 완전체 활동이) 제가 가장 바라는 꿈”이라고 언급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