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김선형과 자밀 워니의 플로터가 KGC의 림에 족족 꽂혔다. KGC는 빅맨 선수들은 알고도 막지 못했다.
서울 SK는 25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 안양 KGC와 1차전에서 77대 69로 승리했다.
정규리그 3위로 마친 SK는 1위 KGC를 상대로 1차전을 잡으면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SK는 역대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승리한 팀의 우승 확률은 72%(25회 중 18회)라는 기분 좋은 확률도 잡았다. 6강, 4강 플레이오프에서 전주 KCC, 창원 LG를 모두 3전 전승으로 꺾은 SK는 6라운드부터 시작한 연승 행진을 16경기까지 늘렸다.
이날 SK의 원투 펀치 김선형(22점 12어시스트) 자밀 워니(23점 10리바운드)의 콤비는 45점을 합작하며 KGC를 무너트렸다.
특히 두 선수의 플로터는 KGC에 좌절을 안겼다.
플로터는 2000~2001시즌 안양 SBS(현 안양 KGC)에서 활약한 데니스 에드워즈를 통해 한국농구에 소개됐다. 레이업슛과 훅슛의 중간쯤 되는 슛으로 손목의 스냅을 이용해 상대의 블로킹 타이밍을 피하면서 공중으로 높이 띄워 올려 넣는 슛이다. 과거에는 플로터에 대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국내에선 ‘막슛’이라 불리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플로터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단신 선수들이 외국인 선수들의 블로킹을 피하기 위한 필수 기술로 언급됐다. 다만 플로터를 익히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일반 레이업과 다르게 공을 높게 쏴야해 성공률이 떨어진다.
국내 선수 중에서 플로터를 잘 활용하는 선수는 김선형이 거론된다. 과거 빠른 스피드를 활용해 골밑까지 파고 들어 득점을 올리던 김선형은 스피드가 떨어지면서 플로터를 익혔다.
SK의 외국인 선수 워니도 플로터를 주무기로 삼는 선수다. 훅슛에 가까운 플로터를 활용하는 워니는 골밑 뿐만 아니라 3점슛 라인 안쪽 어디에서도 플로터를 넣을 수 있다.
두 선수는 플로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KGC에 맞섰다. KGC 선수들은 두 선수가 플로터를 던지는 걸 알고도 막지 못했다. 김선형은 이날 7개를, 워니는 9개를 성공시켰다.
KGC 선수들은 플로터를 의식해 더욱 타이트하게 두 선수를 압박했지만, 그럴 때 마다 절묘한 패스로 동료 선수들의 득점을 이끌어냈다. 김선형은 이날 12개의 어시스트를 배달했는데, 플로터를 시도할 타이밍에 뺀 패스가 5개에 달했다.
전희철 SK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두 선수의 플로터에 대해 “(김선형의) 플로터가 좋아지면서 어시스트가 더 많아졌다. 레이업을 들어가려면 스피드가 빨라야 한다. 플로터는 한 타이밍을 뺏고, 리듬을 찾는다. 순간 타이밍을 죽이면서 패스도 하고, 슛도 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워니는 연습할 때 보면 10개든, 20개든 다 들어간다. 플로터 자체가 상대 타이밍을 빼앗는 공격 기술인데 (김)선형이가 플로터로 파생되는 공격 기회까지 잘 살리고 있다. 상대 입장에선 맥이 빠질 수밖에 없고 우리는 사기가 올라가는 무기”라고 덧붙였다.
안양=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