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 발언 보도를 둘러싸고 오역 논란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비판했다.
박 전 수석은 2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오역이 아니라는) 사실관계는 정리된 것으로 보이지만 이런 것들이 역사의 기록으로 남게 된다”며 “대통령께서 인식의 전환을 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일에 대해서도 영향을 미치는 문제로 남아있는 것은 여전히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주요 언론과 인터뷰할 때 대통령실과의 사전 답변 등이 준비돼 있지 않으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초안 완성 후 대통령에게 보고, 첨삭 후 최종안 확정 과정을 거치게 되는 게 일반적인 시스템”이라고 답했다.
그는 “초안을 읽어보신 대통령께서 지난 한일 정상회담 과정에서 이어지는 일련의 발언으로 이렇게 고치라고 지시했을 가능성도 있고 애드리브의 가능성도 있다”며 “두 가지를 다 열어놓고 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해당 발언이 논란되자 대통령 해외언론비서관실에서 ‘저는’이라는 주어를 빼고 공지를 돌린 것과 관련해서는 “해당 기사를 작성한 기자가 ‘주어가 분명히 있다’고 확인을 한 것인데 비서실에서 그것을 뺀 것은 ‘문제 발언’이라고 생각을 한 것”이라며 “의도적 삭제라고 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박 전 수석은 “그런 것을 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자체가 언론을 대하는 태도, 국민을 대하는 태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이 실수하면 그 실수를 덮기 위한 은폐와 왜곡, 축소가 이어지니 (국민이) 신뢰할 수 없다.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발언 자체에 대해서는 “있을 수 없는 발언”이라며 “역사는 사실의 기록인데 정치적 결단으로 역사를 기록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대통령의 역사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역사를 결단할 권한까지 대통령에게 위임하지 않았다. 위임의 대상도 아니다”며 “정치 영역으로 역사 문제를 끌어들이는 것은 대통령의 역사 인식에 근본적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질타했다.
앞서 WP는 “100년 전 일어난 일 때문에 일본이 무릎을 꿇어야 한다는 생각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윤 대통령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국민의힘 일부에서 오역이라는 주장을 하자 윤 대통령을 인터뷰한 당사자인 WP 도쿄·서울지국장 한국계 미셸 예희 리 기자는 지난 25일 자신의 SNS에 녹취록을 공개해 논란을 종결했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