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은행위기·디폴트 우려 ‘삼중고’ 겹친 뉴욕증시 털썩

금리인상·은행위기·디폴트 우려 ‘삼중고’ 겹친 뉴욕증시 털썩

다우 1.08%·S&P500 1.16%·나스닥 1.08%↓

기사승인 2023-05-03 06:32:19
뉴욕증권거래소. EPA, 연합뉴스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JP모건체이스가 파산한 퍼스트 리퍼블릭을 전격 인수했음에도 지방은행발 금융위기를 둘러싼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는 탓이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67.17p(1.08%) 내린 3만3684.53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8.29p(1.16%) 하락한 4119.58, 나스닥지수는 132.09p(1.08%) 떨어진 1만2080.51로 장을 마감했다.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방은행 위기가 재점화하면서 증시에 걸림돌이 됐다.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이 파산과 동시에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가 발 빠르게 인수에 나섰지만 은행 위기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을 걷어내지 못했다. 특히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이 지방은행의 위기를 더욱 가중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은 이날부터 3일까지 이틀간 이어지는 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0.25%p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우려에 지방은행주는 다시 흔들렸다. 퍼스트리퍼블릭의 위기설이 불거질 때 함께 거론됐던 팩웨스트 뱅코프 주가는 27.78% 폭락했다. 웨스턴얼라이언스 뱅코프 주가도 15.12% 내렸다. 위기설에 휩싸였던 찰스슈왑 주가도 3.30% 내렸다.

대형은행주도 약세를 보였다. 전날 퍼스트리퍼블릭을 인수한 이후 소폭 상승했던 JP모건체이스 주가는 이날 1.61% 하락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3.03%) 웰스파고(-3.83%) 씨티그룹(-2.65%) 주가는 2% 이상 떨어졌다.

여기에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전일 연방국가부채한도가 6월1일이면 소진된다고 경고한 점도 시장을 압박했다. 의회가 부채 한도를 올리지 않을 경우 월초 정부가 채무를 지불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이 소진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가 예상한 시한(7월)보다 이른 시점이다. 미 의회가 실제 디폴트(채무불이행)까지 일으키게 협상을 지연하지 않겠지만, 시한이 다가올수록 미국 국가신용도가 추락하고 국채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

이날 S&P500지수 내 임의 소비재 관련주를 제외한 10개 업종이 모두 떨어졌다. 온라인 교육업체 체그의 주가는 챗GPT와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부진한 매출 전망을 밝히면서 48.41% 폭락했다.

아리스타 네트웍스 주가는 예상을 웃도는 분기 실적에도 불구하고 성장 둔화 전망에 15.72% 급락했다. 우버 주가는 호실적에 힘입어 11.55% 상승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한 가운데 지방은행에 대한 우려와 미국 정부의 채무불이행 위험까지 겹치면서 시장이 얼어붙었다고 분석했다.

LPL파이낸셜의 퀸시 크로비 최고주식전략가는 로이터에 “시장은 은행 위기가 끝나지 않았고, 금리가 계속 올라갈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며 “상업용 부동산 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지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대출 대부분은 지역 은행의 영역”이라고 우려했다. AXS인베스트먼트의 그렉 바숙 최고경영자(CEO)는 CNBC에 “우리는 부채한도에 대한 불안과 연준의 불확실한 미래 금리정책 기조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이런 변수가 합쳐진 은행 부문에 대한 걱정이 큰 불안심리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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