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석수, 이렇게 할거면 국민의힘 줘라 [쿠키칼럼]

민주당 의석수, 이렇게 할거면 국민의힘 줘라 [쿠키칼럼]

기사승인 2023-05-04 08:30:10
김재섭

현재 국민의힘 서울 도봉갑 당협위원장으로 도봉구민들과 소통하고 있다.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으로서 활동한 바 있다. 1987년 서울에서 태어나 중학생 때까지 운동선수를 꿈꿨지만 큰 수술을 겪어 선수의 꿈을 접고 학업을 이어갔다.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법학과 졸업 후 미래통합당 창당에 참여한 적도 있다. 보수 논객으로서 여러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김재섭 국민의힘 도봉갑 당협위원장.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본회의에서 간호법 및 방송법 직회부 안건과 이른바 ‘김건희 특검’ 법안의 패스트트랙 지정 안건을 강행 처리했다. 이어서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는 노란봉투법까지 줄줄이 강행처리할 것으로 예고했다. 각 법안은 여야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쟁점법안들이다. 각 법안의 이해당사자 사이에도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어 발효 즉시 큰 사회적 갈등이 초래될 것으로 예상되기도 한다. 예컨대 간호법 같은 경우 기존 의료법에서 간호사만 떼어내어 역할과 업무를 따로 규정하는 법인데, 간호협회는 해당 법안에 찬성하는 반면 간호사들과 한의사들을 제외한 나머지 13개 의료 직역들에서는 의료법 체계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압도적 의석수로 힘자랑을 하며 상임위원회에서, 본회의장에서 국민의힘의 반대의견을 가볍게 무시했다. 간호사의 처우개선에 반대하는 정당은 없다. 다만 현재 민주당이 통과시키려는 간호법은 이해당사자들의 의견 조율이 부재한 상태로 만들어졌고, 현재의 의료법 체계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여러 문제를 내포한다. 따라서 국민의힘은 신중론을 택하면서, 당사자들의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선결조건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른바 ‘민생 정당’ 민주당은 중재의 노력이나 충분한 타당성 검토 없이 의료현장의 특수성을 무시하고 일단 수로 밀어붙였다. 간호사들의 수는 의사들의 수에 비교해 압도적으로 많은 까닭에, 총선 1년을 앞두고 지지율 난항을 겪는 민주당에겐 좋은 득표전략이었을테다. 하지만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께 돌아갈 것이다. 

더 어처구니 없는 것은 방송법이다. 방송법은 언론이 정치적 외풍에서 자유롭도록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개편 하자는 취지의 법안이다. 당연히 언론이 정치로부터 독립하여 권력을 감시해야 한다는 명제에 동의하지 않을 정치인은 없다. 과거 더불어민주당이 야당이던 시절 문재인 대표도 줄기차게 주장했던 내용이다. 재밌는 것은 문재인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으로 바뀌는 시점부터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논의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권력이 더불어민주당의 손아귀에 있을 때 방송장악은 달콤한 사탕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 권력은 국민의힘에게 넘어갔고, 민주당은 언제그랬냐는듯 다시 방송법 강행처리에 열을 올린다. 

언론이 권력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는 민주당의 주장이 진심이라면, 민주당이 중앙권력과 지방권력을 모조리 장악했던 지난 수년의 시간 동안 민주당은 뭘하고 있었나. ‘20년 집권론’을 외치며 세상이 자신들의 것인 것 마냥 권력을 누리던 때, 그 권력은 도대체 어디에 쓰였나. 아니면 20년쯤 집권할 것을 예상하고, 18년차 쯤에 접어들어 집권당으로서 하기 싫은 법안들을 그제야 처리하려고 했던 것일까. 경우야 어떻든 집권 전후로 180도 태도가 달라지는 민주당에게는 권력을 누릴 자격이 없다. 

민주당은 권력 위에서 잠자고 있는 것과 더불어, 지금 있는 권력조차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 169석의 압도적 의석수를 자랑하는 민주당은 여전히 장외투쟁을 한다. 공룡 야당이라는 칭호를 받고 있으면서도, 피켓을 들고 장외에서 시위하고 투쟁하는 민주당을 보노라면 안타깝기까지 하다.

장외투쟁은 의석수가 턱없이 부족한 야당이 국민들에게 호소하는 최후의 전략이어야 한다. 그마저도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장외에서 시끄럽게 하는 정치인을 좋아하지 않는다. 과거 자유한국당에서 미래통합당으로 넘어가면서, 김종인 비대위체제에서 강하게 통제했던 사안이 장외투쟁이다. 당시 미래통합당의 의석수는 100석을 겨우 넘는 수준이어서 의회에서 의석수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었다.

그럼에도 우리 국민들은 강성 투쟁하는 정당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정무적 판단으로 당시 당 지도부는 장외투쟁을 강하게 제지했다. 의석수 110석 정도의 야당도 장외투쟁을 자제하는데, 언제든지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169석의 야당이 장외투쟁이라니 의석수가 아깝다. 

국회의 권한과 역할을 생각해 봤을 때, 민주당에게 지금의 의석수는 아깝다. 그 의석수를 가지고 필요한 법은 통과시키지 않고 방치하거나, 논란이 있는 법안을 무리하게 밀어붙이거나, 장외투쟁이나 하고 있다. 차라리 그 의석수 다른 정당에게 주어라. 

jaesubkim7@naver.com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
조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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