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KGC의 외국인 선수 대릴 먼로의 머릿 속은 오직 우승 뿐이었다.

안양 KGC는 5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 서울 SK와 6차전을 86대 77로 승리했다. 4쿼터 시작 전 11점차로 밀려있던 KGC는 4쿼터를 30대 10으로 압도해 극적인 승리를 따냈다.

시리즈 전적 2승 3패로 밀려있던 KGC는 기사회생에 성공하며 승부를 7차전으로 끌고갔다. 챔피언결정전 7차전이 열리는 건 2008~2009시즌 이후 약 14년 만이다. 

먼로의 활약이 주효했다.

3쿼터 종료 1분여를 남기고 KGC는 15점차까지 밀리면서 패색이 짙었다. 외국인 선수 오마리 스펠맨이 상대의 집중 견제에 좀처럼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팀의 실책도 계속 나오면서 홈에서 SK에게 우승컵을 내줄 뻔했다.

그러자 김상식 감독은 분위기 반전을 위해 먼로를 투입했다. 먼로의 투입 직후 KGC의 분위기도 점차 살아났다.

먼로는 4쿼터에만 10점을 올려 공격에 활로를 뚫었다. 2점 라인 안에서 중계 플레이로 팀원들의 득점을 도왔다. 연속 골밑 득점으로 팀에 분위기를 끌고 오더니, 5점차로 앞선 상황에서 성공한 3점슛은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수비에서도 엄청난 영향력을 보였다. 자신 보다 훨씬 덩치가 큰 워니를 상대로 적극적으로 붙어 워니가 슛을 편하게 쏘지 못하게 막았다. SK가 김선형이 2대 2 플레이를 하면 끝까지 붙어 공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게 막았다.

경기 후 선수단의 극찬이 쏟아졌다. 김 감독은 “먼로가 오늘 승리의 키플레이어”라고 감탄했고, 오세근도 “먼로가 들어오면서 공격이 풀렸고, 수비와 리바운드 모든 것이 잘됐다. 확실한 ‘게임 체인저’가 됐다”고 얘기했다.

먼로는 경기가 끝나고 “엄청난 승리였다. 3쿼터까지 SK의 강한 승리 의지에 밀려 경기가 잘 안 풀렸다”라면서 “4쿼터에 내가 들어가 적극적으로 뛰면서 반등의 모멘텀을 만들었다. 선수들도 자신감이 생기면서 경기가 잘 풀렸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상대의 특별히 지역 방어를 뚫기 위해 신경 쓴 것은 없다”라면서 “선수들에게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공간을 잘 보고 자신 있게 플레이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 말했다. 선수들의 자신감을 끌어올린 게 주효했다”고 덧붙였다.

KGC는 챔피언시리즈에서 오마리 스펠맨가 부진할 때 마다 먼로를 투입해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먼로는 “내가 뛸 때와 스펠맨이 뛸 때 우리는 다른 팀이 된다. 그래서 상대가 더 부담스러울 것이다. 각자의 장점을 살려 스타일대로 경기를 하다 보니 상대 입장에서는 우리가 두려운 팀이 됐고, 그렇게 강팀으로 군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K가 자신과 스펠맨 중 누구를 더 두려워하는 것 같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그런 건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여기서 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할 것이다. 그리고 통합 우승을 이루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안양=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