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버지’ 김상식 감독, 공감과 부드러움으로 KGC에 V4 안기다 [KBL]

‘식버지’ 김상식 감독, 공감과 부드러움으로 KGC에 V4 안기다 [KBL]

기사승인 2023-05-07 22:08:11
우승이 결정되고 선수단에게 헹가래를 받는 김상식 안양 KGC 감독.   한국농구연맹(KBL)

김상식 감독이 부임 첫 해 안양 KGC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안양 KGC는 7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 서울 SK와 7차전을 연장 접전 끝에 100대 97로 승리했다.

정규리그에서 37승 17패로 1위를 차지한 KGC는 챔피언결정전까지 석권하는 통합 우승으로 2022-2023시즌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섰다. 지난 2월에는 일본에서 열린 동아시아슈퍼리그(EASL)까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려 ‘최고의 한 시즌’을 보냈다.

김상식 감독은 KGC 부임 첫 해에 ‘명장’ 반열에 올랐다.

김 감독은 2005년 SBS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2006년 안양 KT&G 감독대행, 2008년 대구 오리온스 감독, 2014년 서울 삼성 감독대행 등을 역임했다. 2019년에는 남자 국가대표 감독에 선임돼 2021년까지 국가대표를 이끌었다.

하지만 김 감독은 ‘비운의 감독’이라 불릴 정도로 팀의 상황이 좋았던 적이 거의 없다. 코치를 맡다가 감독이 경질되면서 감독 대행을 맡은 게 대부분이다. 국가대표 감독 시절에는 국가대표 선수 차출과 관련해 KBL, 구단의 불편한 시선을 받으며 쓸쓸히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번 상황도 그리 좋지 못했다. KGC의 주축 선수였던 전성현이 자유계약(FA)으로 고양 데이원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전력이 약해진 KGC가 우승 후보로 평가받지 못했다.

환호하는 안양 KGC 김상식 감독.   한국농구연맹(KBL)

김 감독은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KGC 선수단을 끌어갔다. 전임 김승기 감독이 선수들을 몰아붙이는 스타일이라면, 김상식 감독은 많은 이들의 말을 들어가며, 의견을 하나로 통일해 선택하는 스타일이다. 김 감독을 두고 많은 이들은 ‘(김상)식(아)버지’로 부르기도 했다.

김 감독의 전술도 인상적이었다. 김승기 감독의 칼 같던 수비 전술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도 팀에 모션 오펜스를 장착했다. 뛰어난 스페이싱과 볼 흐름, 선수들의 움직임으로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기존의 3점슛 농구도 불을 뿜었다.

여기에 정규리그에는 선수단의 체력을 최대한 관리하는 쪽에 무게를 뒀다. 김 감독은 오세근을 비롯한 베테랑 선수들의 출전 시간을 30분 내로 경기를 소화했다. 출전 시간이 적은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주면서 경험을 쌓게 했다.

그 결과 1라운드부터 8승 1패로 1위를 지킨 KGC는 정규리그 1위를 한 차례도 내주지 않았다. 몇 차례 위기도 있었지만 선수들은 하나로 똘똘 뭉쳐 다시 정상에 올랐다.

우승 후 김 감독은 “너무 감격스럽다. 오늘 전체적으로 선수 교체를 평소보다 빠르게 했는데 나가는 선수들마다 자기 역할을 다해줬다”며 “마지막에 선수들이 많이 힘들었을 텐데 집중력을 잃지 않고 끝까지 뛰어줘 고맙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동안 감독대행을 맡아 팀을 추스르는 과정이 반복됐다.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에는 제주도에서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KGC 구단에서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했다”라면서 “마지막으로 모든 걸 태우자는 각오로 임했는데 이 순간까지 왔다. 너무 기분이 좋다. 구단과 선수들 모두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안양=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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