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달라진 위상…빅클럽이 원하는 이강인·강등 위기 발렌시아

2년 만에 달라진 위상…빅클럽이 원하는 이강인·강등 위기 발렌시아

이강인 6골 5도움으로 올해의 라리가 미드필더 후보에도 이름 올려
이강인 공짜로 푼 발렌시아는 리그 17위로 강등 걱정

기사승인 2023-05-10 10:41:51
마요르카에서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이강인.   EPA 연합

이강인이 스페인 라리가 마요르카 이적 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반면 그의 친정팀인 발렌시아는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다.

2018년 10월 스페인 국왕컵을 통해 프로 무대에 데뷔한 이강인은 2019년 1월 발렌시아와 계약 기간이 4년에 달하는 1군 계약을 맺었다.

이강인은 2019년 6월에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골든볼(대회 MVP)을 수상하면서 창창한 미래를 예고했다. 그러나 발렌시아에서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프로 무대에 뛰어든 이후 3시즌 동안 고작 62경기에 출전했고, 평균 출전 시간도 약 42분으로 상당히 적었다. 이마저도 선발보다 벤치에서 교체 출전(38경기)한 경우가 더 많았다.

이강인은 2021~2022시즌을 앞두고 출전을 위해 이적을 요청했다. 결국 발렌시아는 이강인을 계약 기간 1년을 남기고 자유계약(FA)으로 풀어줬다. 이후 마요르카는 이적료 한 푼도 들이지 않고 이강인을 영입했다.

약 2년의 시간이 흐르고 이강인과 발렌시아의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이강인은 올 시즌 32경기에서 6골 5도움을 올리며 스페인 라리가에서 뛴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한 시즌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정교한 탈압박과 패스, 그동안 약점으로 치부됐던 수비 가담 능력도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였다. 올해 라리가 올해의 팀 미드필더 부문에도 이름을 올렸다. 마요르카도 리그 12위(승점 41)에 위치하며 강등권에서 멀어졌다.

이강인을 향한 빅클럽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뉴캐슬, 아스톤 빌라, 토트넘, 번리 등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 중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이강인의 바이아웃(선수와 바로 합의할 수 있는 이적 허용 금액)인 1800만 유로(약 261억 원)가 넘는 금액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 시즌 리그 17위에 그쳐있는 발렌시아.   EPA 연합

반면 이강인을 내보낸 이후 발렌시아는 내리막을 겪고 있다. 올 시즌 33경기를 치르며 9승 7무 17패(승점 34점)를 기록해 17위에 위치했다. 강등권인 18위 헤타페(승점 34점)와는 승점이 같고, 골 득실차에서 앞서 있다. 자칫 1986~1987 이후 약 35년 만에 2부 리그 강등을 겪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발렌시아가 최근 하락세를 타기 시작한 이유 중 하나로는 페란 토레스(FC 바르셀로나), 이강인 등 팀을 이끌어갈 유망주들을 대거 팔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스페인 매체 에스타디오 데포르티보는 지난 2일 “발렌시아는 최근 몇 년간 좋은 선수들을 많이 잃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심한 사례는 2021년 여름 마르코스 안드레를 영입하면서 이강인을 내보낸 것”이라면서 “안드레는 54경기에서 4골을 기록하며 눈에 띄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강인은 라리가 정상급 선수가 됐다”고 언급했다.

과거 발렌시아를 이끌었던 호세 보르달라스 감독은 스페인 매체 렐레보와 인터뷰에서 “내가 발렌시아 감독에 부임했을 때, 이강인은 떠난다고 들었다”라면서 “이해가 안됐다. 깜짝 놀랐다. 이강인이 한국에서 돌아와 이틀만 훈련을 했는데 나는 구단 수뇌부에게 이강인이 최고의 선수라고 말했다. 그들이 이강인을 보내는 걸 이해하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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