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 5일 권고? 원래 안 쉬었는데요”

“격리 5일 권고? 원래 안 쉬었는데요”

기사승인 2023-05-12 21:08:38
출퇴근하는 시민들.   쿠키뉴스 자료사진

코로나19 위기단계 하향으로 기존 확진자 격리 7일 의무가 5일 권고로 전환됐다. 이에 대해  일부 시민들은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마스크가 해제되기도 전부터 이미 7일 격리를 하지 않고 있는 사업장들이 존재했다는 것이다.

식품 관련 중소기업 영업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박모씨(30세·남)는 5월 초 직장 동료들이 잇따라 코로나19 확진이 돼 격리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박씨는 “본사에서 영업직, 마케팅 할 것 없이 수두룩 걸려 격리에 들어간 상태”라며 “회사 지침은 5일 격리다. 아무도 7일이 격리 의무라고 제기하지 않았던 것 같다. 이번에 정부에서 5일 권고지침을 내렸다고 했는데, 이제는 코로나19로 병가를 주는 회사는 거의 없을 것이다. 눈치껏 자기 연차 쓰고 쉬어야 한다”고 말했다.

웨딩드레스샵에서 일하는 최모씨(52세·여)는 2월 중순 코로나19에 걸렸지만 3일밖에 쉬지 못했다. 최근 코로나19 방역 지침이 완화되면서 결혼이 많아지자 웨딩드레스샵도 정신없이 바빠졌기 때문이다. 그는 “인력이 워낙 적어 자신이 빠지면 샵이 돌아가지 않는다”고 말한다.

최씨는 “드레스 입혀주고 머리 만져주는 역할이라 말을 안 해도 돼 마스크를 쓰고 일한다. 사실 몸이 아프고 쉬고 싶어도 여건이 여의치 않다. 가게가 바쁘니 나오라고 하면 돈벌이를 위해서라도 나가야 한다”며 “방문한 손님이 코로나19에 걸릴까 초반엔 양심의 가책을 느낀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병원 근무자들은 일찍이 3~5일 격리를 해왔다. 특히 3교대 근무를 하는 간호사들은 갑자기 한 명이 병가를 낼 경우 대체 근무자를 찾기 쉽지 않아 격리기간일 모두 채우기 어렵다.

요양병원 6년차 간호사 신모씨(32세·여)는 지난해 3월 대통령 선거 직전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다. 원래 7일 격리 의무였지만 간호사 인력이 워낙 없는 탓에 6일 병가를 겨우 얻어 쉬었다. 

신씨는 “코로나19 확진 추세가 한창 높았을 때는 제대로 병가를 내고 쉰 간호사가 없을 정도였다. 다른 중소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들 얘기를 들어보면 보통 3~6일 병가를 받았다. 7일을 받았다가도 근무가 도저히 안 돌아가 수선생님의 부탁을 받고 돌아온 케이스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격리 해제와 관련해 확진자에게도 개인별로 통보할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기존 격리통지 문자를 양성확인 통지 문자로 대체할 예정이다. 격리권고와 관련해서 격리기간, 격리관리 보건소 담당자 및 연락처, 격리권고 이행자에 대한 생활지원제도 안내 등이 포함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사업장이 확진자에 대한 격리 권고를 이행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각 부처에서 아프면 쉴 수 있는 문화 형성과 제도화 노력에 힘쓰고 있다. 아프면 쉬는 동안 소득공백 지원, 유연근무제(재택근무 등)·병가 및 연차 휴가 활용 등에 대한 안내와 홍보 등의 내용에 대해 부처별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논의하겠다”고 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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