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용 치매 치료제를 개발하는 아리바이오가 코스닥 상장법인이자 LED 조명업체 경영권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상장을 위한 기술평가 부담을 덜고, 사업자금까지 얻게 됐다.
아리바이오는 정재준 대표이사가 소룩스 최대 주주인 김복덕 대표이사의 경영권을 확보하고, 500억원 규모의 사업자금 펀딩을 받는다는 내용을 16일 공시했다.
지난 1995년 창업한 소룩스는 특수 조명, 실내외 조명, 옥외 조명, 비상 조명 등을 생산하는 대표적인 조명 전문 기업이다. 향후 정 대표는 소룩스의 새로운 최대 주주로 변경될 예정이다. 전반적인 윤곽은 경영권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는 1개월 후에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리바이오 측은 조명업체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소룩스는 중국의 저가 공세, 시장성장 둔화, 글로벌 경기침체 등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정체하고 있었다. 이에 소룩스 경영진이 신 성장동력으로 바이오를 선택했다”며 “전략적인 파트너를 찾던 중 현재 글로벌 임상 3상에 진입해있고 성장성이 확보된 아리바이오와 매칭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표면적으로는 바이오 기업과 소룩스 간 시너지를 찾기 어려워 보이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계약을 시발점으로 포괄적인 협업을 통해 양사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큰 그림을 모색하고 있다. 추후 일정은 확정이 되는대로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아리바이오의 이번 경영권 인수는 기술상장특례도 염두에 둔 것으로 관측된다. 아리바이오는 지난 2018년과 2022년, 그리고 올해 3월까지 세 차례 기술평가를 받았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셔야 했다. 회사 측은 평가 결과에 대한 이의제기와 함께 올해 9월 재평가를 신청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아리바이오는 이번 상장사 인수 전략으로 기술평가특례상장 필수 관문인 기술평가를 다시 받을 필요가 없어졌다.
양사는 이번 계약으로 제휴 전략을 이어갈 예정이다. 아리바이오는 임상 3상을 추진하고 있는 경구용 치매치료제 (AR1001) 임상에 집중하는 한편, 주주가치를 높이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AR1001은 2022년 12월 FDA로부터 미국 최종 임상 3상을 허가 받고 환자모집과 투약을 시작했다.
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이사는 “경구용 치매치료제 개발은 우리나라와 미국 뿐만 아니라 글로벌에서 기대하는 프로젝트가 돼 책임감이 크다”며 “최종 임상에 집중해 성공적인 수행을 전개하고, 치료제 개발에 투자와 성원을 준 주주들의 가치 제고를 실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