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3사 수출 선전에 호실적…"고물가 시대 가성비 한 몫"

라면3사 수출 선전에 호실적…"고물가 시대 가성비 한 몫"

농심·오뚜기·삼양식품, 매출·영업이익 성장
해외 생산·유통망 확대 및 가격 인상 영향

기사승인 2023-05-17 06:00:23
연합뉴스

라면업계 3사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이 수출, 가격인상 효과 등에 힘입어 올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업계는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해외 생산시설 증설, 수출처 다변화 등에 더욱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17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농심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5.8% 성장한 638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860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6.9% 증가했다. 

오뚜기는 올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653억원, 매출액 856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10.8%, 15.4% 증가했다. 삼양식품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455억원, 239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매출은 20% 이상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2.6% 감소했다.

라면 3사 매출 호조의 가장 큰 이유는 ‘K-라면’ 때문이다. 이들 3사의 해외 사업이 선전하면서 올해 1~3월 라면 수출액은 역대 1분기 중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관세청 등에 따르면 이 기간 라면 수출액은 2억800만달러(약 2744억원)로 전년 동기(1억8193만달러)보다 14.3% 증가해 사상 처음으로 2억 달러를 넘어섰다.

농심은 미국법인이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미국법인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40.1%, 604.7% 늘어나며 성장을 이끌었다. 전체 영업이익 증가분 294억 원 중 절반 이상을 미국법인이 차지한 것. 지난 2005년 미국 서부에 라면 공장을 설립한 농심은 지난해 5월 로스앤젤레스에 제2공장을 새로 지었다. 제1·2공장의 평균 가동률은 이미 70%를 넘어섰다. 농심은 현재 동부에 제3공장 건립을 검토 중이다. 

농심 관계자는 "농심 라면은 2020년 코로나19 이후 미국인에게 '한 끼 식사'로 인식되기 시작하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며 ”한국에서 제품을 수출하며 수요에 발맞추던 중 제2공장 고속라인 가동으로 인해 원활한 공급이 가능해지며 매출이 크게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이라는 독보적인 상품을 통해 해외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최근 일본 최대 라면업체 닛신에서는 불닭볶음면 미투제품을 출시하기까지 했다. 다만 팬데믹 이후 여전히 꺾이지 않고 있는 물류비가 영업이익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전년 동기 대비 올해 1분기 매출이 증가했지만 여전히 밀가루, 설탕 등 원자재 급등과 물동량 증가로 내륙 물류비가 늘어나면서 매출 원가가 많이 상승했다"며 "앞으로 수익성 확보를 위해 사업구조 효율화를 추진하는 등 원가 절감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물가 상황 속에서 가성비 식품이라는 점도 실적 호조에 영향을 미쳤다. 최근 ‘런치플레이션(점심 외식 물가 급등)’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외식비가 껑충 뛴 가운데 대형마트와 편의점이 외식비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이 같은 라면 소비는 주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점심시간 편의점을 방문한 대학생 A씨(24)는 “일주일에 최소 한 번 정도는 친구들과 점심을 라면으로 해결한다”며 “시간과 돈을 아낄 수도 있고 배도 부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러하자 최근 편의점들은 빈 공간에 테이블을 놓고 식당처럼 운영하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이 단순 간식거리를 사는 수준을 넘어서 다양한 소비재들은 물론 택배까지 가능해지면서 이를 활용해 하나의 문화 공간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업계의 동시다발적인 가격인상도 한 몫 했다. 농심은 2021년 제품 가격을 평균 6.8% 인상한 데 이어 지난해 9월 11.3% 추가로 올렸다. 오뚜기도 2021년 8월 라면 가격을 평균 11.9% 올린 후 지난해 9월 평균 11% 인상을 추가 단행했다. 삼양식품은 2021년 9월과 지난해 11월 라면 가격을 각각 평균 6.9%, 9.7%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라면업계의 성장은 올해 한동안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통상 여름은 라면 비수기로 볼 수도 있지만 고물가 기조와 볶음면, 비빔면 등 국물 없는 라면에 대한 수요도 원체 높아서 전체적으로는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외 수요도 계속 늘어날 예정”이라며 “이미 일본 등 라면 기업에서 모방 제품이 팔리고 있는 만큼 해외에서 한국 라면에 대한 수요는 계속 커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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