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군, 승마장 위탁운영 계약 ‘일방 행정’ 비판 여론 확산

완주군, 승마장 위탁운영 계약 ‘일방 행정’ 비판 여론 확산

입찰공모 직전 급조한 법인, 겸직 안 되는 어린이집 원장이 대표
구성원들 문제 있어도 법인만 문제없으면 위탁운영 ‘오케이’
겸직 안 되는 현직 경찰도 임원, 폭력 전력자는 대표 관리자
완주군은 “개인 문제일 뿐, 법인은 문제없다” 계약 강행 의지
승마장 운영자들 “상식적이지 않은 독재 행정” 성토

기사승인 2023-05-31 09:20:34
▲완주군청


전북 완주군이 최근 논란이 된 '공공승마장 위탁운영사업' 우선협상 대상 법인과 계약 강행을 고수해 '독재적 행정'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현재 해당 법인의 구성과 대표자의 능력, 임원과 운영 관리자의 자격 등이 모두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도 완주군은 해당 법인과 계약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표와 임원, 감독자의 자격 등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이를 두고 도내 승마장을 운영하는 업체들은 “완주군 행정이 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적용하면 그게 바로 독재고 오만”이라고 지적한다.

앞서 완주군은 지난달 초 3년간 약 7억 원을 지원하는 ‘완주군 승마장 및 역참문화체험관’ 위탁운영사업 공모를 냈다.

해당 사업에는 도내 2개 업체가 공모했고, A업체가 낙찰자로 선정됐다.

A업체는 공모가 나오기 직전에 급조된 법인으로, 대표이사는 겸업이 금지되는 어린이집 원장 B씨, 나머지 임원 둘 중 한 명 역시 공무원 복무규정 상 겸업이 금지되는 현직 경찰관 C씨로 논란의 대상이 됐다.  

더욱이 공모사업 심사 당일 A업체 소속 전문가이자 전체 운영·관리자 자격으로 나서 제안사업을 대표로 설명한 D씨는 지난해 한 승마장에서 1m 길이의 장검으로 미성년자 승마교습생 및 승마동호회 회원들을 협박해 특수협박죄로 벌금형을 받았다. 판결문에 따르면 D씨는 불법 도검 3자루를 소지하고 다녔고, 폭력 관련 범죄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도 밝혀졌다.

도내 개인 승마장을 운영하는 E씨는 “승마장 사업 이력도 없는 업체와 전문성이 결여된 대표자, 임원 겸직에 문제가 있고 도덕적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는 경찰관, 승마장 관리에 문제가 예상되는 관리자까지 전체적으로 문제가 커 보이는데도 그런 업체가 계약 대상이 되고, 승마장을 운영하며 29년 경험을 쌓은 대표자의 업체는 떨어지는 게 상식일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실제, 완주군이 공공승마장 위탁운영사업을 공모하면서 제시한 ‘과업지시서’에 따르면 계약 업체가 되면 승마장 안전관리 및 고용 인력을 교육해야 한다. 그러나 A업체 대표인 B씨는 승마장을 운영하거나 고용 인력을 교육할 전문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또 과업지시서에서는 유소년 및 학생승마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하며, 유소년 승마단도 창단해 운영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에 반해 D씨는 전문가로서 승마장 운영을 관리하는 경험이 있을지라도 학생들의 교육 등을 책임질 때 적격성 논란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아울러 과업지시서에는 인력 채용의 경우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며, 신원 조회에 결격 사유가 없는 자를 소정의 심사를 거쳐 채용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또한 계약업체는 종업원 채용 시 신원조사에 필요한 서류 등을 제출하도록 했다. A업체가 D씨 채용 시 개인정보를 확인했는지 질문하려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B씨는 응답이 없는 상태다. 

다만 대표이사로 등재된 B씨는 22일 기준 어린이집 원장 직위에서만 물러나 어린이집 대표 자격으로 공공승마장 운영에 나서려는 모습이 전라북도 민원 처리 결과에서 확인됐다.

이와 관련, E씨는 “승마협회는 좁은 동네여서 승마장 관리 원장의 이력이 밝혀지는 건 시간문제”라며 “D씨가 근무한다면 아무리 완주군이 위탁한 공공승마장이라 해도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맡길 것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런데도 완주군의 입장은 완고하다. 

심사에서 떨어진 업체 측이 이의제기와 함께 ‘해당 계약 연기 및 사실 확인’을 요청했지만, 완주군은 “B씨와 C씨, D씨 모두 개인들이 알아서 할 문제일 뿐, 우리가 계약하려는 법인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법률 자문을 구했다”면서 다음 달 초 계약을 강행할 계획을 밝혔다. 

이에 E씨는 “법은 억울하고 어려운 자를 보호하라고 만든 것이지 단체장과 공무원의 성향에 따라 자의적으로 해석해 행정편의주의적으로 적용하라고 만든 것이 아니다”면서 “특히 선출직인 단체장은 법과 규칙만 따지지 말고 군민들의 여론과 도덕성, 형평성, 상식 등을 고려해 행정을 이끌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완주=황성조 기자 food2drink@kukinews.com
황성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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