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도 잘 산다…미혼 걱정은 낭비” [쿠키인터뷰]

“혼자서도 잘 산다…미혼 걱정은 낭비” [쿠키인터뷰]

미혼 콘텐츠 제작…미혼도 공감과지지 필요해
여행과 경제 유튜브, 여성도 할 수 있다 보여줘
개개인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환경 만들어져야

기사승인 2023-06-04 06:00:11
여행유튜버 신아로미가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유민지 기자

결혼이 삶의 기본값이 아닌 사회가 왔다.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살아도 큰일 안 난다”는 신아로미(37·여)는 자유로운 여행가이자 경제 유튜버이다. 스리랑카에서 꾀죄죄한 차림으로 5성급 호텔에 가는 영상으로 유명세를 탔다.

신아로미는 시골 농가주택을 사서 혼자 살고 있다. 그는 제일 쓸데없는 걱정이 ‘미혼이라 심심하겠다’는 것이라 말했다. “집 사며 가전도 다 새로 바꿨어요. 다들 결혼해서 사라고 했는데 저 자신과 결혼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사 준비부터 집들이까지 영상으로 담았다. 시골은 기름보일러라 난방비가 더 많이 나온다, 혼자 사는 사람들은 CCTV가 필수다 등을 담은 두 영상의 총조회수는 100만을 넘겼다. 이 영상에 여성들은 큰 관심과 지지를 보냈다. ‘취향을 담은 집에서 혼자 사는 게 부럽다’, ‘덕분에 대리만족하고 있다’는 댓글이 다수였다.

신아로미가 유튜브에 올린 시골 농가주택 집들이 브이로그가 많은 인기를 얻었다.

스리랑카에서 꾀죄죄한 차림으로 5성급 호텔에 들어가는 이 영상은 조회수 140만을 넘겼다.

신아로미는 스스로 미혼임을 자랑스러워하고, 자신의 감정을 공유하는 데 적극적이다. 그는 최근 인스타그램에 일상 사진과 함께 매일 느끼는 감정을 적었다. “사과 한 박스 사고 무첨가 땅콩잼을 먹으며 생각했다. 결혼이 진짜 이것보다 좋다고? 말이 좀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하루의 기록에 미혼의 삶을 다뤘을 뿐인데 반응이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그래서 한편으로 안타까움이 컸다고 했다. “얼마나 연대가 필요했으면 이런 소소한 글을 좋아해 주시나 싶더라고요”라고 그는 말했다. 이어 결혼해서 행복한 사람이 있으면 혼자서도 재밌게 사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신아로미는 실버버튼(구독자 10만)을 두 개나 가진 유튜브 채널의 주인이다. 그는 미혼으로 살아갈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이 채널을 시작했다고 했다. “혼자 잘 먹고 잘 살려면 돈이 필요하잖아요. 근데 기존의 경제 채널은 진입장벽이 높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가볍게 경제 얘기하는 채널을 만들었어요”라고 계기를 설명했다.

워킹홀리데이로 목돈 모으는 법, 종합소득세 신고 방법, 돈 되는 취미 소개 등 기존 문법과 다른 경제 채널은 빠르게 성장했다. 실제 구독자 대부분이 여성이다.
여행유튜버 신아로미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유민지 기자

한국이 혼자서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기혼자 중심의 청약 시스템이 가장 부럽다고 했다. “무작정 혼자 사는 사람을 배척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개개인이 행복하게 잘 살아야 결혼도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미혼과 기혼을 이분법적으로 나눠 생각하는 사고도 멈춰야 한다고 했다.

“미혼을 위한 복지를 늘리는 것이 기혼의 것을 뺏는 게 아니잖아요. 다 같이 행복하게 사이좋게 지낼 수 있다고 생각을 바꿨으면 좋겠어요”라고 부연했다.

이어 신아로미는 미혼을 위한 소통 공간 부재를 지적하며 미혼 커뮤니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혼자들은 결혼 정보 카페, 육아카페 등에서 의견을 나눌 수 있는데, 미혼을 위한 공간은 없다”며 미혼의 삶에 관해 토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미혼 커뮤니티는 제가 잘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해요. 미혼의 아이콘이 되고 싶어요”라고 바람을 전했다.

유민지 기자 mj@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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