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 넘어 새 길로… 더 ‘특’별해진 스트레이 키즈

한계 넘어 새 길로… 더 ‘특’별해진 스트레이 키즈

기사승인 2023-06-03 06:00:05
그룹 스트레이 키즈는 신보 타이틀곡 ‘특’ 뮤직비디오를 한강 한가운데서 촬영했다. 뮤직비디오 화면 캡처 

아름다운 도시의 빛들이 수놓아진 서울 한강. 그림 같은 야경 속 반짝이는 뭔가가 비친다. 휘파람 소리와 함께 등장하는 여덟 남성. 대열을 갖춰 노래하는 모습이 꽤나 비장하다. 이들이 딛고 선 곳은 한강 한가운데 우뚝 선 투박한 구조물이다. 이윽고 분홍머리를 흩날리는 이가 강렬히 외친다. “별의별의 별난 놈, 그게 나야(That’s me)…” 독특하고 특별한 신곡 ‘특’으로 돌아온 그룹 스트레이 키즈다.

스트레이 키즈가 2일 정규 3집 앨범 ‘★★★★★ (5-STAR)’(파이브스타)를 발매하고 8개월 만에 돌아왔다. 처음으로 사랑 노래에 도전했던 지난 활동과 달리 신보 타이틀 ‘특’은 스트레이 키즈 색깔이 짙은 곡이다. 얼핏 난해한 듯하지만 묘한 중독성을 가진다는 점이 지난 활동곡 ‘소리꾼’, ‘매니악’ 등을 연상시킨다. 그러면서도 다양한 장르를 뒤섞어 새로움을 더했다. 곡 작업을 담당하는 프로듀싱 유닛 쓰리라차는 신곡을 만들며 스트레이 키즈의 색깔과 존재를 명확하게 드러내는 걸 목표로 삼았다. 자신들이 가진 고유함과 특별함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독특한 곡 구성과 재치 있는 가사가 탄생했다. 처음에는 멤버들 사이에서도 난해하다거나 만족한다는 등 반응이 엇갈렸다고 한다. 하지만 한번 듣고 멜로디가 귓가에 맴돌자 금세 모두가 확신을 가졌다는 설명이다. 

스트레이 키즈. 왼쪽부터 창빈·리노·승민·필릭스·현진·아이엔·방찬·한. JYP엔터테인먼트

‘특’은 스트레이 키즈가 얼마나 별난 그룹인지를 보여주는 일종의 선언과 같다. 스트레이 키즈는 트랙 소개글에 “우리다운 새로움과 도전을 담은 노래”라며 “특이한 애들 중 가장 별나고, 특별한 애들 중 가장 빛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적었다. 말 그대로다. 곡의 전개방식은 기상천외하다. 창빈의 강렬한 랩으로 도입을 열더니 미니멀한 비트에 리듬을 살린 현진의 보컬이 이어진다. 감각적인 베이스에 기발한 효과음이 더해진다. 감미로운 멜로디가 나오다가도 올드스쿨 힙합을 연상케 하는 랩이 튀어나오고, ‘별의별의별’을 반복하는 강렬한 후렴구가 곡을 지배한다.

여러 장르가 한 곡에 빼곡하게 담겼지만 조화를 잃지 않는 게 ‘특’의 강점이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스트레이 키즈의 이번 신보를 “작정하고 만든 케이팝 블록버스터”라고 평했다. 광인을 자처하는 멤버들이 보여준 퍼포먼스와 스펙터클한 프로듀싱, 원숙한 성장 서사를 모두 아울러서다. 김 평론가는 SNS에 이같이 짚으며 “영리한 작품”이라 적었다.

별을 형상화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스트레이 키즈. 뮤직비디오 화면 캡처 

퍼포먼스는 노래만큼이나 특이하다. 별을 형상화한 동작을 군무로 소화하는 후렴구는 장관이다. 범상치 않은 동작의 연속이지만 곡과 기묘하게 어울린다. 3분15초 동안 바쁘게 움직이는 팔다리는 산만한 느낌보다 곡을 더 화려하게 꾸며준다는 인상을 준다.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앨범 소개 영상에서 멤버 리노는 “곡과 퍼포먼스를 각각 따로 보면 ‘저게 뭐지’ 싶다가도 함께 놓고 보면 찰떡처럼 딱 맞는 게 우리 노래”라며 “두 요소를 섞어야 스트레이 키즈다운 느낌이 완성된다”고 말했다. 방황을 노래하던 시기부터 ‘마라맛’을 선보인 때와 ‘킹 받음’(눈길이 가지만 어쩐지 열받는 마음을 이르는 신조어)을 내세운 지금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이 유지한 정체성이다. 

서울 일대에서 촬영한 뮤직비디오는 한국적인 게 세계적인 것임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한강 야경, 골목길, 가정집 등 익숙한 배경과 어우러진 스트레이 키즈의 특이한 퍼포먼스가 보는 재미를 더한다. ‘신메뉴’와 ‘소리꾼’ 뮤직비디오를 오마주한 요소도 볼 만하다. 대형 크레인을 이용해 한강 한가운데 설치한 구조물에서 춤을 추는 장면은 신선함 그 자체다. 멤버들끼리도 “뮤직비디오가 말도 안 된다. 누가 한강에서 배를 띄워놓고 춤을 추겠냐”(아이엔·인트로 영상)고 이야기할 정도다. 승민은 “물 위에서 촬영하고 있는 것과 화면에 담긴 서울 전경을 보며 쾌감을 느꼈다”고 했다.

스트레이 키즈는 매 활동에서 한계를 깨기 위해 골몰한다. ‘파이브스타’ 인트로 영상 캡처 

스트레이 키즈는 하고 싶은 걸 하고, 가고자 하는 길을 가는 그룹이다. 데뷔 초 발표한 ‘고장난 나침반’에서 이들은 이렇게 노래했다. “남들이 다 따라갈 때 난 안 갈래 / 나의 나침반이 그들 눈에 고장 나 보여도 내 의지대로 움직이네….” 가사처럼 이들은 정답을 찾지 않고 기꺼이 방황하길 택했다. 흘러가는 대로, 발길 닿는 곳으로 나아간 결과 지금까지의 행적 모두가 스트레이 키즈를 보여주는 지표가 됐다. 쓰리라차(프로듀싱)·댄스라차(퍼포먼스)·보컬라차(노래)로 분배했던 역할 경계는 희미해졌다. 작곡에 두각을 나타낸 현진과 보컬 실력이 일취월장한 리노를 비롯해 멤버 전원이 조금씩 성장을 이어온 결과다. “스트레이 키즈는 이루고 싶은 꿈을 위해 노력하는 걸 즐긴다. 우리의 특별함은 개개인마다 가진 욕심에서 나온다”(현진), “데뷔 초에는 팀 안에 우리가 있었지만 이제는 우리 안에 팀이 있다”(한)고 자부하는 이유다.

이 같은 자신감을 보여주는 게 신보 ‘파이브스타’다. 방찬은 부담을 느끼면서도 앨범을 위해 오성급 노력을 쏟았다고 자부했다. 개성 강한 음악을 하다 보니 고충은 늘 많았다. 매번 새로움을 찾는 게 어찌 쉬우랴. 하지만 이들은 줏대 있게 나아갔다. 창빈은 이번 앨범을 소개하는 영상에서 이렇게 말했다. “곡을 작업할 때마다 한계라고 느꼈어요. 늘 특별하려다 보니 점점 익숙해하는 게 느껴졌거든요. (이를 넘기 위해) 매번 또 특별한 걸 가져오곤 했어요. 쉽지 않아도 계속 극복한 거죠. 한계를 넘다 보니 자신감이 생겼어요.” 이번에는 특별함, 특이함, 독특함을 아우른 결과물로 한계 넘기에 나선다. 이들에게 부담이란 없다. 지금까지 그랬듯, 스트레이 키즈는 또다시 자신들만의 새로운 길을 찾았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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