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로 국민의 건강과 생업이 위협받는 상황이다. 하지만 여야는 일본과 중국을 두고 동상이몽을 시작했다.
9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를 둘러싸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각각 일본대사와 중국대사를 접견했다. 여야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의 원인에서 벗어난 정쟁을 반복하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아이보시 코이치 일본 대사를 만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비과학적 선전과 선동을 배격할 것”이라며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접근으로 불신을 없애는 데 일본 측의 투명하고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일각에서는 기준치 180배를 넘은 ‘세슘 우럭’으로 국민의 불안이 올라가고 있는 상황에서 여당 대표가 일본을 만나 선전과 선동을 언급한 것은 옳지 않다는 비판이다.
이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접견했다. 싱하이밍 대사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비판하자 이 대표는 “가능하면 (중국이) 목소리도 함께 내고 공동의 대책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중국의 △한중관계 악화의 ‘한국’ 책임론 △한국의 미국 배팅 △탈중국화 발언이 나오면서 제1야당 대표가 우리나라 외교와 관련해 일방적인 훈계를 듣는 상황이 됐다.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의 안정성을 확인 후 국민 건강에 위험하면 방류를 막아야 하는 여야가 촌극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바닷물이 한국까지 오는 여부와 우럭의 특성을 언급하는 등의 발언을 했다.
국민의힘은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태스크포스(TF)’ 회의가 끝난 후 우럭의 생태를 설명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정주성 어류에서 나온 것 같다. 그런 게(세슘) 흘러서 우리 바다에 올 가능성은 없다”며 “세슘은 분자가 많아 물보다 무겁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오염수가 우리 바다에 흘러들어올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소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기준치 180배의 세슘 우럭이 살았던 오염수가 우리 바다로 들어올 것은 왜 생각하지 않냐”고 지적했다.
전문가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행보가 국민을 실망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거대양당의 오염수 방류 문제도 정치권의 대응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최요한 시사평론가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일본과 가까운 국가일수록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에 강경하게 대처하고 있다”며 “북한과 중국은 ‘핵오염수’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만 일본과의 관계를 고려해 처리수라는 단어를 쓰려는 움직임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후쿠시마 오염수의 근본적인 원인은 과학적인 설명이 아닌 국민의 불안”이라며 “국민이 불안해한다면 여야를 떠나 이를 막고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평론가는 “여야의 대표가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를 두고 일본과 중국을 만나는 행동은 국민의 학을 띠게 하는 행동”이라며 “이 문제를 정쟁으로 몰아가선 안 된다. 정치적 이익을 보려는 행동은 국민이 싫어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치권의 모든 방향이 총선을 가리키는 상황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도 정치권의 대응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현 정부의 애매한 태도가 혼란을 부추기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질타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