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가격인상 논란이 계속되는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가 수익성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국내 치킨 시장의 파이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경기 침체, 운영비용 상승 등에 따른 수익 악화가 계속되고 있어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교촌 측은 가맹점 수익 구조 악화를 이유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임차료 및 인건비, 각종 수수료 등 운영비용 상승에 최근 원자재 가격까지 크게 올랐다는 입장이다. 최근 교촌의 가격 인상 현황은 2021년 11월, 올해 4월이다. 2021년에는 주요 한 마리 메뉴 및 순살메뉴는 1000원, 부분육 메뉴는 2000원을 올렸다.
소비자들의 반발을 사던 와중에 최근에는 할인행사와 관련해 논란을 빚고 있다. 할인대상을 순살치킨으로 한정하고, 최소 주문 금액을 2만5000원으로 정하면서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비판 게시물들이 잇따라 오르고 있다. 가격을 올린 뒤 매출이 하락하자 연이어 할인쿠폰을 발행하는 '꼼수'를 부린다는 지적이다.
상황이 이러하자 7~8월 성수기를 앞둔 치킨업계는 고심하고 있다. 최근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소비자들 사이 가격인상 반발이 심해 새로운 타개책 마련이 필요해서다.
익명을 요구한 치킨업계 관계자는 “사실 교촌뿐만 아니라 다른 치킨 프랜차이즈들도 제반 비용 상승으로 인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교촌이 가격을 올린 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관련 기업들을 모아 가격인상 자제를 권고하면서 인상 시기를 놓쳤다고 본다. 7~8월이 성수기인 만큼 하반기 가격 인상이 한 차례 이뤄질 거라 본다”고 예상했다.
이어 그는 “할인행사를 할 때 일부 품목에 한해 제한을 두는 건 통상적으로 사용되던 마케팅 방안 중 하나였지만 국민적으로 반감을 사고 있는 상황에서는 이 또한 비판의 대상이 됐다”고 덧붙였다.
치킨업계는 현재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교촌은 지난 8일 서울 용산 이태원동에 첫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 ‘교촌필방’을 오픈했다. 새로운 메뉴 등을 선보이는 일종의 테스트 베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BBQ도 지난해 12월 송파구에 플래그십 매장 ‘BBQ빌리지’를 열었다. 치킨 외에도 베이커리, 커피, 브런치, 화덕피자 등 190여종의 메뉴를 준비한 복합 외식 공간이다.
bhc치킨은 글로벌 종합외식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려는 모습이다. bhc그룹은 이미 수년 전부터 여러 외식업체 M&A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bhc는 미국 유명 수제버거 브랜드 '슈퍼두퍼'에 기대를 걸고 있다. bhc는 지난해 10월 강남에 슈퍼두퍼 글로벌 1호 매장을 오픈했다.
해외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치킨업계 3사 모두 미국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가맹점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류 열풍과 K-푸드 인기가 높아 현지 시장 안착도 대부분 성공적이어서 해외 진출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등으로 국내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타개책을 찾고자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해외 시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특히 치킨 프랜차이즈가 굉장히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어 “프랜차이즈 시스템이 발달하지 않은 유렵의 경우 고용 시장이 불안정해지면서 최근 소비 패턴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몇 주 배우면 누구나 다 가맹점을 운영할 수 있는 만큼 진입장벽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며 “동남아의 경우 소비 능력이 꽤나 많이 올라와 있어서 과거와는 다르게 외식 문화가 발전해가고 있다. 진출하기에 적기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