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박근혜 정부에서 각각 민정수석을 지낸 조국 전 장관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22대 총선 출마설로 여의도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아직 총선을 290여 일 남기고 두 사람의 출마 여부를 정확히 관측하기 어렵지만, 출마가 현실이 될 경우 선거 판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24일 현재 우병우 전 수석의 출마는 거의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다만 조국 전 장관의 총선 출마 가능성은 낮다. 대신 문 정부 시절 함께 활동했던 인사들을 지원하는 역할이 기대된다.
우병우 전 수석은 고향 영주 출마 가능성은 시간이 갈수록 더 높아지고 있다. 우 전 수석은 지난 9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총선 출마를 겨냥한 질문에 “정치를 하느냐 마느냐보다 평생 공직에 있었다. 국가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뭘까 많이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는데 이는 출마를 시사한다.
우 전 수석과 가까운 일부 현역 의원들도 그의 출마를 묻는 취재진의 질의에 “본인이 고심 중인 것 같더라” “출마하지 않겠느냐” 등의 이야기를 하면서 그의 출마 가능성을 더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도 그의 출마를 부추기고 있다. 오차 범위 내이긴 하지만 지역구 현역 의원보다 높은 호감도를 보였다.
경북매일신문이 지난 18~19일 우 전 수석의 출마지로 예상되는 영주·영양·봉화·울진 지역 만 18세 이상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차기 총선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우 전 수석이 30.3%, 박형수 현 의원이 23.9%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김관하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중앙윤리위원장 5.6%, 임종득 국가안보실 제2차장 4.4%로 집계됐다. ‘지지후보 없음은 20.5%, 잘 모름은 7.8%였다.
데이터 전문가·정치평론가인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23일 쿠키뉴스에 “선거에서는 ‘인호충(인지도·호감도·충성도)’이 중요한데 우병우 전 수석은 인지도·호감도가 지역에서 압도적으로 높다”며 “공천 여부가 불투명하지만, 무소속으로 나온다고 해서 경쟁력이 없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후보 호감도 조사 결과 현역 의원과 비등하게 나왔다는 게 그 증거”라며 “지역 총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명분이다. 검찰 출신으로 지역 발전을 위해 공헌하겠단 전략을 내세울 것”이라고 부연했다.
신당 창당설까지 나도는 조국 전 장관은 불출마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향후 총선 구도가 어떤 식으로 전개되느냐에 따라 바뀔 수도 있으나 현시점에서는 출마하지 않는다는 여론이 우세하다. 지난 10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이 총선 출마를 위한 게 아닌 총선 불출마를 위한 차원이었다는 해석까지 나온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조 전 장관이 출마를 위해 신당 창당까지 할 것이라고 말한 바는 있으나, 다수는 현실성 없는 얘기로 일축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참모를 지낸 한 인사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개인의 출마 여부를 떠나서 전체적으로 당이라든지 진보진영에 도움이 될지 등을 생각해 최종적인 판단을 하지 않겠느냐”며 “현재까지 아는 내용으로는 불출마에 무게감이 실린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민주당 측 인사는 “청와대에서 함께 일한 황현선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선임행정관 등의 다른 후보자들을 지원하는 정도의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며 “문 전 대통령이나 조 전 장관에게도 진보진영이 총선에서 승리하는 게 더욱 좋을 것이기에 선뜻 총선 출마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두 사람의 출마지로 언급되는 지역의 현역 의원들은 그들의 출마설에 벌써부터 근심이다. 조 전 장관은 ‘서울 관악갑’, ‘경남 양산갑’ 등이 언급된다. 우 전 수석은 고향인 ‘영주·영양·봉화·울진’ 출마가 예상된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 조사는 경북매일이 지난 18~19일 에브리씨앤알에 의뢰한 것이다. 95% 신뢰 수준에 오차범위 ±3.5%포인트다.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 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이뤄졌다. 응답률은 6%. 피조사자 선정은 통신사로부터 무작위 추출 제공받아 휴대전화 가상번호 2만3052명(SKT: 6999명 KT: 1만3801명 LGU+: 2252명)을 사용했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및 에브리씨앤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