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최예나의 신곡 ‘헤이트 로드리고’(Hate Rodrigo)가 뜻밖의 논란을 낳았다. 현역으로 활동 중인 미국 가수 올리비아 로드리고를 거론하며 ‘헤이트’ 등 과격한 표현을 써서다.
지난 27일 공개된 ‘헤이트 로드리고’는 최예나가 작사·작곡에 참여한 노래. 최예나는 앞서 연 쇼케이스 공연에서 “올리비아 로드리고는 예쁘고 완벽한 동경의 대상”이라며 “반어적으로 표현해 그를 향한 애정과 동경을 극대화했다”고 신곡을 설명했다.
가사를 보면 “유 아 마이 스타”(You’re my star·너는 나의 스타), “뭐가 그리 멋져 너 치사하게”, “네가 너무 좋아” 등 로드리고를 선망하고 동경하는 내용이 담겼다. 로드리고의 히트곡 ‘굿 포 유’(Good For You)를 가사에 언급하고, 로드리고의 또 다른 히트곡 ‘데자부’(deja – vu) 뮤직비디오를 오마주하기도 했다.
다만 온라인에선 이런 의도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제목에 쓴 ‘헤이트’가 ‘몹시 미워하다’ ‘경멸하다’ ‘증오하다’ 등 과격한 의미로 사용되는 데다가, 로드리고를 인용하는 방식도 납작하다는 지적이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웹진 제너레이트에서 “로드리고를 소환했으나 그가 어떻게 틴에이저(10대)들의 충성을 끌어냈고, Y2K 유행을 영리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는지에 대한 고민은 없었다”며 “겪지 못한 감정을 자신의 것으로 연기하는 과정에서 세계적인 스타를 직접 언급하니 부조화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유튜브에 공개됐떤 ‘헤이트 로드리고’ 뮤직비디오가 29일 돌연 삭제돼 혼란이 가중됐다. 일각선 ‘로드리고 측이 요청해 뮤직비디오를 비공개 전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다만 소속사 측은 “관련 요청을 받은 바 없다”며 “일부 장면에서 상표권, 초상권, 저작권을 침해한 소지가 있음을 발견해 영상을 수정 중”이라고 설명했다. 로드리고 음반을 뮤직비디오 소품으로 활용한 장면이 문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소속사 관계자는 “최예나의 신곡에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다양한 이야기들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더욱 음악에 정진하는 모습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