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새마을금고 뱅크런’ 진화 총력… “그래도 불안” “설마 망하겠나”

정부, ‘새마을금고 뱅크런’ 진화 총력… “그래도 불안” “설마 망하겠나”

해지 예적금 재예치하면 혜택 복원

기사승인 2023-07-07 07:48:44
새마을금고. 연합뉴스

새마을금고 연체율이 급등세를 보이면서 예금자들의 불안이 커지자 정부가 ‘뱅크런’(예금 대량인출) 우려 차단을 위해 총력전에 나선 모습이다. 한국판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로 번질까 우려한 정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불안한 마음에 돈을 인출하고자 은행을 찾는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 광명의 한 새마을금고를 이용해 온 고객 김모(50대)씨는 6일 예·적금을 모두 해지했다. 부실로 일부 지점이 흡수합병된데다 새마을금고 연체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등의 뉴스가 쏟아지면서 불안감이 커진 탓이다. 그는 “만기 3개월 남은 예금도 깨고 뺀 1500만원을 다른 은행으로 옮겼다”며 “이자가 높을 때 넣어둔 돈이라 아깝긴 하지만, 손해를 보더라도 돈을 못 돌려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빼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새마을금고에 800만원가량의 출자금도 남아있는데 지금 해지해도 내년에야 돈이 나온다”며 “혹시 잘못됐을 때 이 돈을 못 돌려받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이어 “해지 이후 ‘중도해지 취소’를 하면 예·적금을 복원해준다는 문자메세지를 받았지만, 다시 거래할 생각은 없다”며 “(거래 중인 지점은 아니지만) 새마을금고 일부 지점의 대출 부실과 경영진 비위 등이 드러난 마당에 굳이 거래를 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지역 커뮤니티와 육아카페 등에도 “새마을금고가 정말 위험한거냐” “예금 해지 고민된다” 등의 질문과 함께, “해지하고 다른 은행으로 옮겼다” “은행 돈 옮기는 게 어려운 일도 아닌데 굳이 불안을 버틸 이유가 없다” 등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 발표를 들으며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는 반응도 나온다.

새마을금고를 통해 모임 계좌를 관리해 온 고객 이모(40대)씨도 “뉴스에 이러쿵저러쿵 말이 나오니까 심란하다”며 “혹시 잘못됐을 때 돈을 빼는데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을 것 같아 지금 손해를 보더라도 인출해야 하나 고민됐다. (모임 회원들이) 일단 예금자 보호가 되니까 지켜보자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경기도 안양에 거주하는 직장인 박모(30대)씨는 “1000만원 가량이 예·적금으로 들어가 처음엔 조금 불안했다”면서도 “정부가 관리 가능하다고 발표했고, 거래 중인 지점은 경영평가 1등급을 받기도 했다. 예금자 보호가 되니까 괜찮지 않을까. 설마 새마을금고가 망하겠나”라고 했다.

정부는 관계기관 합동브리핑까지 열며 ‘관리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다.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최근 새마을금고의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새마을금고 연체율은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한 차관은 “다른 금융기관과 마찬가지로 예금자별 5000만원 이하 예·적금은 새마을금고법에 따라 예금자보호가 된다”며 “일부 금고가 인근 금고와 합병되더라도 고객의 모든 예금은 보장된다"라고 했다. 이어 ”예·적금이 5000만원을 초과해도 합병한 금고에서 원금과 이자를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행안부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상환준비금 등 총 77조3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예금자보호준비금도 2조6000억원을 갖췄다.

또 정부는 중도해지한 예적금을 재예치할 경우 비과세 혜택을 유지하고 당초 약정 이율을 복원하는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대상은 1일부터 6일까지 중도해지한 예·적금으로, 14일까지 신청할 수 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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