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발표에도 멈추지 않는 여야 ‘日 오염수 공방’

IAEA 발표에도 멈추지 않는 여야 ‘日 오염수 공방’

“오염수 방류 문제없다” IAEA 최종 결론
野, 방류 저지 ‘총력전’…與 “리플리 증후군”
초읽기 들어간 방류 결정…정치권은 ‘찬반 논쟁’ 지속

기사승인 2023-07-08 06:00:09
더불어민주당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윤석열 정권 오염수 투기 반대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안소현 기자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해 기술적으로 ‘문제없다’고 결론을 지었다. 이에 따라 일본이 오염수 방류 ‘초읽기’에 돌입하면서 우리 정치권이 연일 공방을 펼치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IAEA 최종보고서 내용을 수용하겠다고 밝히며 야당의 공세를 방어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7일 더불어민주당이 유엔 인권위에 일본 제소를 검토하기로 한 데에 “아무 말 대잔치”라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모든 일은 과학적 사실이 밝혀지면서 궁지에 몰리자 대한민국이 국제사회 웃음거리가 되든 말든 ‘영끌 선동’을 통해 그 궁지를 빠져나가려는 출구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IAEA 총장까지 국내 정쟁에 연루시키려 한다면 세계 과학자의 비웃음을 사게 될 것”이라며 “공신력과 전문성을 가진 IAEA를 못 믿겠다며 오염수 문제를 같은 유엔 산하의 인권위로 끌고 가는 것 역시 유엔과 국제 사회를 실소케 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고 꼬집었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밤샘 농성’에 관해 “일부 의원이 온갖 자극적 가짜뉴스를 남발하는 가운데 적지 않은 의원들이 도중에 자리를 비웠고 밤새 진행하기로 했던 무제한 발언도 자정 무렵 중단했다고 한다. 심적으로는 ‘반대를 위한 반대에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날에도 민주당을 향해 “이제는 본인이 만든 거짓을 진실로 믿는 ‘리플리 증후군’에 빠진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며 비꼬았다.

민주당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를 위한 ‘비상행동’에 나서면서 당력을 총 집중하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는 평소 진행되던 회의와 다르게 진행됐다. 전날 민주당이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반대 비상행동’으로 본청에서 릴레이 발언을 진행했는데 이 때문에 그 자리에서 회의를 진행한 것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속개하며 “의사봉 대신 의원들의 박수로 (속개를) 대신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생업을 잃고 위협받게 될 국민의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어 드리기 위해 온 힘을 다해야겠다”며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최종보고서가 방류를) 책임 안 진다는, 그야말로 무책임한 보고서를 믿고 후쿠시마 방류를 허용해서야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각국이 저마다 입장이 있듯이 한국은 한국의 입장이 있다”며 “한국 정부는 국익을 위해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고 실제 행동에 나서야 한다.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라도 하는 게 마땅한 책무”라고 주장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모든 의원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 반대 비상행동을 절박한 마음으로 계속하고 있다”며 “정부와 국민의힘에 거듭 촉구한다. 일본 편이 아닌 우리 국민 편에 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걸린 중대 문제”라며 이날 방한하는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에게 5가지를 질문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로시 사무총장에 △IAEA 보고서의 최종 책임자 △알프스(다핵종제거설비)에 대한 기술 검증을 제외한 이유 △오염수를 바다에 버린 이후 생태학적 안전을 바라보는 시각 △일본이 예측하지 못한 방법으로 바다에 오염수를 버렸을 때 생태학적 안전 △IAEA가 방사능 문제에 관해 제대로 지적한 사례를 밝힐 것을 촉구했다.

또 “절박한 마음으로 시작한 우리 의원들의 비상행동이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끝까지 국민과 함께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치권이 찬반 논쟁에 휩싸이는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발생하고 있다. 핵 전문가인 웨이드 앨리슨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교수는 “후쿠시마 물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국회 농해수위 위원들 일부는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있는 게 없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한편 정부는 후쿠시마 오염수가 국제기준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7일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정부 서울청사에서 한국 측 보고서 발표 계기로 열린 브리핑을 통해 “정부가 지금까지 제시된 일본 측의 오염수 처리계획을 검토한 결과 일본의 계획은 방사성 물질의 총 농도가 해양 배출기준을 충족한다”며 “삼중수소는 더 낮은 수준의 목표치를 달성함으로써 IAEA 등 국제기준에 부합함을 확인했다”고 했다.

방 실장은 오염수 배출이 국내 해역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시뮬레이션 결과 오염수가 우리 해역에 유입해 영향을 미치는 시기는 대략 4∼5년에서 길면 10년에 이르고 삼중수소 등 방사능 영향은 국내 해역 평균 농도의 10만분의 1 미만”이라며 “과학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은 것으로 예측됐다”고 전했다.

다만 정부는 일본 당국에 권고 사항도 밝혔다. 일본 현지 시찰을 다녀왔던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은 ALPS(다핵종제거설비)의 ‘크로스플로우 필터’에서 여러 번 고장이 나는 것을 확인했다며 “점검 주기를 단축하고 강화해야 한다는 권고 사항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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