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공사 입찰을 제한한 공고 문구가 수정될 전망이다. 문구가 바뀌면 다양한 플레이어가 경쟁에 참여해 입주민 선택폭이 넓어질 수 있다.
1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KB부동산신탁은 정비사업위원회와 문구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다수 건설사를 입찰에 참여시키기 위함이다.
KB부동산신탁은 앞서 낸 공고문에서 ‘금품·향응을 제공해 처벌을 받았거나 소송 등이 진행 중인 기업’에 한해 입찰을 제한했다. 이 일로 현대건설이 입찰이 보류됐다. 첫 공고 당시 현대건설 직원이 반포주공1단지 조합장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었다.
공고는 그러나 지난달 27일 철회됐다. 한양이 ‘여의도 재건축 1호’인만큼 다수 건설사가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민 바람이 반영됐다. KB부동산신탁 내에서도 신탁사로서 주민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자는 데 의견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어느 건설사가 한양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맡을지 관심이 모인다. 한양아파트는 주거·업무·상업시설을 갖춘 국제금융특화주거단지로 바뀐다. 용도상향(제3종일반주거→일반상업)으로 최고 200m 이하·1000세대 규모 복합단지가 들어선다. 또 공공기여로 국제금융오피스·핀테크랩 등이 조성된다.
현재로선 하이엔드 브랜드를 가진 건설사가 유력하다. 그 중 현대건설은 ‘디에이치’를 심기 위해 주민동의를 구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해외 디자이너와 현장을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여의도 한양아파트에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 적용과 해외 설계업체와의 협업으로, 미래 도시로 거듭날 여의도에 입체적인 스카이라인으로 외관은 물론 조망까지 특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차별화 전략에 관해선 “입찰 지침서가 다시 나오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오티에르’를 보유한 포스코이앤씨도 열심히 표심을 구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입주민이 만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할 것”이라고만 언급했다.
50년 가까이 된 노후 아파트인 만큼 주민들도 ‘하이엔드’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30대 A씨는 “주변에 좋은 아파트 단지가 많이 생겨서 (하이엔드)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 B씨는 “(재건축을 할 때) 입주시기가 중요한 것 같다”며 “다른 단지보다 브랜드를 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70대 C씨는 “주민들이 ‘한 번은 좋은데 살아보자’는 마음에 고급을 선호 한다”며 “예쁘고, 좋게 지으면 좋으니까 큰 건설사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집은 멀쩡한데 주차공간이 부족하고 노인정이 없다보니까 재건축 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