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시장이 확대되며 급여권으로 속속 진입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치료 옵션이 생겼지만 ‘병력’, ‘나이’를 중심으로 약물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아토피피부염은 환경 변화와 각종 알레르기 유발 물질에 피부가 과민하게 반응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에 따르면 연령대별 아토피 피부염 유병률은 영유아기에 20%, 학령기 10% 전후, 성인기 1~3%다. 대부분 청소년기를 지나면 완화되지만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없으면 중증 아토피피부염으로 진행해 성인까지 지속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중증 아토피피부염으로 인한 심한 가려움증, 수면 장애, 피부 병변 등의 증상은 성장 발달 및 학업을 저해한다. 또 대외 활동의 위축, 자존감 하락을 초래하는 등 성인보다 청소년에게 더 큰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 중증 아토피피부염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다양한 약물들이 급여권에 들어서고 있다. 지난 1일에는 화이자의 야누스키나아제(JAK)억제제 ‘사빈코’(성분명 아브리시티닙)가 성인 및 만 12세 이상 청소년 만성 중증 아토피피부염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 받았다.
앞서 같은 적응증으로 급여 인정을 받은 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는 사노피의 생물학적 제제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 애브비의 JAK억제제 ‘린버크’(성분명 유파다시티닙)가 있다. 또 다른 JAK억제제 ‘올루미언트’(성분명 바리시티닙)는 성인에게만 사용 가능하다.
그 중 생물학적 제제인 듀피젠트는 화학 물질을 합성해 만든 화학 의약품이 아닌 생물체를 재료로 제조하는 의약품으로, 효과는 높이되 부작용은 적어 심혈관질환이 있는 성인에게도 사용된다. 다만 2주마다 한 번씩 병원에 내원해 주사제로 투여 받아야 한다.
JAK억제제는 염증 반응 신호의 통로 역할을 하는 JAK를 억제한 약물로, 주로 경구제다. 또한 린버크, 사빈코 등 치료제 옵션이 가장 많아 용량도 다양하고, 가격도 생물학적 제제보다 저렴하다. 또 생물학적 제제의 단점인 면역 원성 문제도 없다.
그러나 JAK억제제는 65세 이상이거나 심혈관질환 또는 악성 종양이 있는 경우, 흡연을 하는 사람에게는 혈전, 심장마비 등 중증 이상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다양한 치료제 중에서 환자는 어떤 요소를 고려해 약을 선택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환자 나이, 질환 등 특성을 반영해 선정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장용현 경북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는 “최근 연구(연구명 JADE DARE)에서 시빈코가 듀피젠트보다 가려움증 개선 효과가 더 뛰어난 것을 확인했다. 시빈코와 린버크는 정확한 비교 연구는 없지만 초기 치료에 있어 급성기를 잡는 데는 시빈코가 좀 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JAK억제제 부작용 중 대상포진 발생 가능성이 있어 장기간 사용 시 대상포진 예방백신을 접종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약 효과는 모두 비슷하기 때문에 환자 특성에 따라 약을 고르는 것이 좋다. JAK억제제는 심혈관질환, 고령자, 만성질환자, 암환자, 흡연자에게는 사용해선 안 된다. 주로 건강하고 나이가 어린 소아청소년들이 복용하기 좋다”며 “장기적으로 부작용 없이 사용하고 싶은 분들은 생물학적 제제를 많이 선택한다”고 조언했다.
덧붙여 그는 “아토피피부염은 12~17세 청소년 시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성이나 중증으로 넘어갈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라며 “보통 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는 지속적인 검사가 필요해 대학병원에서 약을 처방한다. 개원가에서도 다양한 치료제 옵션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증상이 심할 때 대학병원으로 갈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귀영 중앙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는 “듀피젠트, 사빈코, 린버크 중 만 6세~11세 소아에게 급여로 투여 가능한 치료제는 듀피젠트가 유일하고, 그만큼 장기 안전성 프로파일도 좋다”며 “린버크와 시빈코는 1~3일 내 나타나는 빠른 효과와 경구제라는 특성상 병원을 자주 찾기 어렵고 주사에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 청소년 아토피피부염 치료에 더욱 유용한 옵션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토피피부염이 만성 재발성 질환이지만, 꾸준히 관리하고 치료하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수준으로 유지가 가능하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단기 치료 효과에 만족하거나 실망하지 말고 전문의의 진단과 관리 하에 본인에게 맞는 생활방식과 치료법으로 꾸준한 치료, 관리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