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부진·피치 경고에 美 은행주 줄하락… 뉴욕증시, 1% 넘게 내려

中부진·피치 경고에 美 은행주 줄하락… 뉴욕증시, 1% 넘게 내려

기사승인 2023-08-16 06:22:32
뉴욕증권거래소. EPA, 연합뉴스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중국의 경제침체와 미 은행권이 신용등급 문제가 겹치면서 투심을 얼게 했다.

1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1.24p(1.02%) 내려간 3만4946.39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51.86p(1.16%) 하락한 4437.86, 나스닥지수는 157.28p(1.14%) 떨어진 1만3631.05에 장을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이날 중국의 부진한 경제 지표와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의 미 대형은행 신용 강등 등을 주시했다.

중국이 깜짝 금리 인하를 단행할 정도로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은 미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단기 정책금리인 7일물 역레포(역환매조건부채권) 금리를 1.8%로, 1년 만기 중기 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2.5%로 각각 0.1%p와 0.15%p 인하했다. 인민은행이 MLF 금리를 하향 조정한 것은 지난 6월 이후 두 달 만이다. MLF는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자금을 빌려줄 때 적용되는 금리로 기준금리의 가늠자 역할을 한다.

중국의 지난달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3.7% 증가하는데 그쳐 시장의 예상치를 밑돌았다. 소매 판매도 예상보다 적게 증가했다. 중국이 금리를 인하하고, 최근 컨트리 가든이 촉발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가 부동산업계와 금융권으로 확산해 대형 악재가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준 인사의 매파 발언도 시장을 압박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회의에서 더 많은 자본규제에 찬성한다고 발언했다. 그는 “지금은 상황이 상당히 안정적인 것 같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완전히 통제되지 않고 있다. 물가를 낮추기 위해 더 많은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공개된 미국의 지난달 소매판매는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7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7% 증가해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소매 판매는 미 경제 건전성을 평가하는 척도로, 미국 경제가 견조해 그만큼 소비자가 계속 소비하고 있다는 증거다. 동시에 연준이 고금리를 더 오래 유지할 가능성을 높인다.

종목별로는 금융주가 약세를 보였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미국 은행권의 영업환경 악화에 따라 JP모건체이스를 비롯한 수십 개 은행들의 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지난 8일 무디스는 미 중소형 은행 10개사의 신용등급을 한꺼번에 하향했다. 이 여파로 JP모건체이스(-2.55%) 웰스파고(-2.31%) 뱅크오브아메리카(-3.20%) 주가는 하락했다.

주택 관련 소매판매업체 홈디포 주가는 시장 예상을 웃도는 분기 실적을 내놓고 0.66% 상승했다.

반도체주는 엔비디아만 유일하게 올랐다. UBS가 엔비디아의 목표주가를 상향했다는 소식에 주가는 0.43% 올랐다.

제너럴모터스(GM) 주가는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GM 지분을 줄였다는 소식에 2.26% 하락했다. 베트남 전기차 제조업체 빈패스트 주가는 이날 스펙(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으로 뉴욕증시에 데뷔하면서 70% 가까이 급등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으며, 미국 소매판매 강세가 연준의 추가 긴축 우려를 높였다고 분석했다.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의 스콧 랜더 최고투자책임자는 CNBC에 “어느 시점에서 시장은 중국 정책 입안자들이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데 성공할 것이라고 믿지 않게 됐다”며 “중국 정부가 의미있는 경기 부양책을 낼 것 같지 않다는 시장의 결론이 올들어 세 번째 확인되고 있다”고 했다.

웨드부시 증권의 마이클 제임스 주식거래 전무이사는 로이터를 통해 “피치의 미국 은행 강등 가능성은 투자 심리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시장 예상을 웃돈 소매 판매 수치와 결합하면 연준이 고금리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