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7명 살해’ 英 악마 간호사의 최후, 가석방 없는 종신형

‘아기 7명 살해’ 英 악마 간호사의 최후, 가석방 없는 종신형

기사승인 2023-08-22 07:55:38
영국 아기 살해 간호사 루시 렛비. AFP. 연합뉴스

병원 신생아실에서 근무하며 아기 7명을 살해한 영국의 간호사에게 종신형이 내려졌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CNN·BBC 등 외신에 따르면 맨체스터 형사법원은 아기 7명을 살해하고 6명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간호사 루시 렛비(33)에게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했다.

렛비는 무죄를 주장하며 이날 선고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제임스 고스 판사는 렛비가 없는 선고 공판에서 “가석방 없이 남은 생을 감옥에서 지내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작고 약한 아동을 계산적이고, 잔인하게 연쇄 살해했다”면서 “렛비의 행동에는 깊은 악의가 있었다. 특히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자신의 잘못에 대해 부인했다. 감경 요인은 없다”고 했다.

이로써 렛비는 현대 영국 최악의 아동 연쇄 살인범이자, 영국의 네 번째 여성 종신수로 기록됐다. 영국은 사형제가 없어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 최고 형벌이다.

렛비는 지난 2015년 6월부터 2016년 6월까지 잉글랜드 북부의 체스터 백작부인 병원 신생아실에서 일하며, 체내에 공기를 주입하거나 인슐린을 투여하고 우유를 강제로 먹이는 등의 방식으로 남아 5명, 여아 2명을 살해했다. 피해자 중엔 쌍둥이들도 있었으며, 형제가 모두 숨지거나 일부만 살아남았다. 경찰은 렛비가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동기를 찾지 못했다.

이날 선고 전 진술에서 숨진 아기 부모들은 슬픔과 분노를 쏟아냈다. 두 아기의 어머니는 렛비가 선고 공판에 참석하지 않은 것에 대해 “겁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간호사로 위장한 악마와 대면하는 순간 우리 세상은 산산조각 났다”며 “우리는 날마다 법정에 나왔는데 그는 자신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감방에 머무르고 있다. 겁쟁이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사악함”이라고 분노했다.

세쌍둥이 중 두 아이를 잃은 아버지는 “렛비는 우리의 삶을 파괴했다”며 “그녀에 대한 분노와 증오는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리시 수낵 총리는 렛비가 재판 참석을 거부한 것을 두고 “비겁하다”고 비판했다. 로이터는 “현행법은 판사가 출두하지 않은 피의자에 대해 징역형을 더 늘릴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정부는 출석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경찰은 렛비의 또 다른 피해자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그가 일했던 신생아실에 입원한 4000건을 조사하고 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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