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소상공인은 ‘한숨’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소상공인은 ‘한숨’

24일부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시작
日 어패류 수입 4개월 연속 감소세

기사승인 2023-08-24 06:05:02
사진=안세진 기자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김모씨(35)는 최근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소식에 걱정이 크다. 평소 해산물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식당에서나 집에서 음식을 해먹을 때 혹시 모를 방사능 위험에 노출될까봐서다. 정부는 큰 문제가 없다고 얘기하지만 아무래도 예전보다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

#일식집을 운영하고 있는 박모씨(38)는 당장 내일부터 방류가 시작되면 수개월동안 손님 발길이 끊길까봐 걱정이다. 그는 일본산 수산물을 사용하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식당에서 거부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24일.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시작하기로 한 날이 다가왔다. 도쿄전력은 이날부터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거쳐 탱크에 보관된 오염수를 바닷물과 희석해 해저터널을 통해 원전 앞바다에 방류할 예정이다. 내년 3월까지 바다에 방류될 오염수 양은 전체의 3%에 해당하는 3만1200톤으로 전망된다. 해양 방류는 개시 시점으로부터 30년 동안 이어진다.

관련 업계는 오염수 방류의 여파가 ‘수산물 노 재팬’으로 이어져 관련 매출이 급감할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일본 어패류 수입량은 1만5859톤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9.6% 줄었다. 특히 올해 1~3월까지는 수입량과 수입액이 상승 곡선을 그렸으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이슈가 부각된 4월부터는 감소세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계는 국내산 수산물을 최대한 비축하고 수입처를 다변화하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비롯해 식품업체들은 저마다 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방사능 측정기기를 도입해 안전성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경우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국내산 수산물 방사능 검사 결과 안내 등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노력에도 수산물에 대한 불신이 이어지자 일부 횟집 등 수산물 관련 식당들은 원산지 표시판을 가게 밖으로 내놓기도 하고 있다.

또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 수산물을 취급하는 일부 점주들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논란이 일자 손님 발걸음이 끊기고 배달 주문이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사진=안세진 기자

현장에서도 오염수 방류 여파로 매출이 줄어들었다는 반응이 많았다. 한 식당 사장님은 “코로나19 침체기를 버텨내자 고물가의 여파에 이어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라는 상황까지 닥쳤다”며 “장사를 하는 나부터도 걱정이 되는데 고객들은 오죽하나 싶다”고 말했다.

또다른 가게 사장님은 “당장 내일부터 방류가 시작되면 머지않아 영향이 있을 텐데 걱정이 크다”며 “이제 여름철 비수기를 벗어나면서 장사를 좀 하나 싶었는데 답답하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1년도보다 먹거리 안전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더욱 강해진 상황에서 이번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여파는 더 클 것 같다”며 “기업 차원에서는 처음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소식이 전해지기 시작하면서 대응책을 마련해왔다. 문제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마 방류 이후 시점부터 소비자들은 수산물 관련 외식비용을 줄일 것이다”라며 “아무래도 예전보다 사먹는 수요보다 본인이 직접 원산지를 확인해서 구매하는 쪽으로 수요가 늘 것이라고 본다. 이 경우 일본 수입산을 쓰지 않더라도 자영업자 입장에선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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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j0525@kukinews.com
안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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