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9월 새학기가 찾아오는 가운데 10살 아토피피부염을 앓고있는 초등학생 엄마 최진희(가명·42세)는 걱정이 앞선다. 갑자기 또 심하게 올라온 아토피피부염에 아이가 벌써부터 학교가기 싫다고 투정을 부리기 때문이다. 이전에 짓물나고 피나는 피부를 보고 ‘징그럽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나서부터는 증상이 조금만 심해져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최씨는 “3월에도 가기 싫다는 학교에 적응 시키느라 고생을 많이 했다. 치료를 해도 가끔씩 확 올라오는 아토피 증상에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식단도 관리해줘야 해서 도시락을 싸서 보내기도 하는데, 새학기부터 아이도 나도 한숨이 깊다”고 말했다.
모두가 들뜬 마음으로 맞이하는 ‘새학기’에도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의 마음이 무겁다. ‘새학기’는 대인관계 형성이 중요한 시기이나, 아토피피부염이 환자들의 대인관계 형성과 스트레스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2022년 기준 국내 아토피 피부염 전체 환자 수는 97만3636명으로, 청소년 등 새학기를 맞이하는 10세~24세 연령의 환자는 전체 환자의 24.9%인 24만2475명으로 나타났다.
아토피피부염은 심한 소양증(가려움증)과 피부염증을 특징으로 하는 ‘만성 알레르기 염증성 질환’이다.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면서 재발하므로 장기간 관리가 필요하며, 환자들은 질환으로 인해 사회적 기능과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받는다.
실제로 온라인 웹 설문조사를 이용한 연구에 따르면, 아토피피부염을 앓고 있는 학생 163명의 61.3%는 삶의 질 저하를 체감했으며, 77.9%의 학생들은 아토피피부염으로 인해 일상생활(운동 및 여가생활, 교우관계 등)을 영위하는데 실질적인 한계를 느낀다고 보고했다. 또한 39.3%는 또래 간 괴롭힘을 경험, 연 평균 17.1일 결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2~15세 환자군에서 삶의 질 저하, 수치심, 무력감, 대인관계 회피, 괴리감이 두드러지게 나타났으며, 아토피피부염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다시 질환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겪었다. 해당 환자 군에서 ‘가려움증’과 ‘수면 문제’를 가장 많이 보고했으며, 이러한 경우 연 평균 결석일수 또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토피피부염의 ‘가려움증’은 수면의 질과 집중력을 저해해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의 집중력과 학업 성취도 등의 전반적인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만큼 학교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서영준 충남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는 “청소년을 비롯해 대인관계에 큰 영향을 받는 학생들은 타인의 시선에 크게 좌우되는 경향이 있는 만큼, 아토피피부염으로 인한 ‘가려움증(긁기)’의 악순환을 빠르게 차단할 수 있는 치료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아토피피부염은 100% 완치할 수 있는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으므로, 아토피피부염의 악순환의 원인이 되는 ‘가려움증’을 완화하고 질환 악화 및 재발을 방지하는 것을 1차 치료 목표로 한다.
최근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로 생물학적제제에 이어, 아토피피부염 발병에 관여하는 여러 면역 경로를 조절하는 JAK 억제제가 등장하면서 치료 방법이 다양해졌다. 올해 4월 생물학적제제 및 JAK 억제제의 보험 급여가 소아 청소년 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로 확대 적용되면서 유파다시티닙, 두필루맙 사용이 가능해졌다. 7월1일에는 JAK 억제제인 아브로시티닙이 소아 청소년을 포함한 만성 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로 급여 적용됐다.
서 교수는 “최근에 허가 받은 JAK 억제제는 기존의 생물학적제제보다 빠르고 우수한 가려움증 및 피부 개선 효과를 임상적으로 입증했다. 또 경구용 약제인 만큼 주사 제형을 기피하는 연령대의 환자들에게 적극 치료를 돕는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