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복지부 예산, 122조원… ‘약자복지·필수의료’ 방점

내년 복지부 예산, 122조원… ‘약자복지·필수의료’ 방점

국무회의서 2024년 예산안 의결
12.2% 증액… 정부 총지출 증가율의 4배

기사승인 2023-08-29 11:07:16
보건복지부 전경.   사진=박효상 기자

내년도 보건복지부 예산이 올해 대비 12.2% 늘어난 약 122조원으로 편성됐다. 윤석열 정부가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하며 허리띠를 졸라맸음에도 약자복지, 필수의료 등을 위한 투자 규모는 확대됐다.

보건복지부는 29일 2024년도 복지부 예산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총지출은 122조4538억원으로 올해 대비 12.2% 증액했다. 이는 정부 총지출 증가율 2.9%의 4배가 넘는 수준이다. 2024년도 예산안은 국회 심의를 거쳐 올해 말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내년도 총지출은 656조9000억원으로, 2005년 이후 가장 낮은 2.8% 증가한 수준”이라며 “진정한 약자복지 실현 등 3대 핵심 분야에 집중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정부 총지출 증가를 최소화하면서도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과 미래를 위한 투자 등 국가가 반드시 해야 하는 분야는 과감히 투자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됐다”라고 설명했다.

내년도 복지부 예산안은 △약자복지 강화 △저출산 극복 △지역완결적 필수의료 확립 △바이오·디지털헬스 글로벌 경쟁력 확보 등 네 가지 핵심 분야에 방점이 찍혔다. 

기준 중위소득 역대 최고 수준 인상… 노인 일자리 확대

복지부는 약자복지 강화를 위해 저소득·노인·장애인에 대한 소득·일자리·돌봄서비스 등을 더욱 두텁게 지원할 방침이다.

우선 기준 중위소득을 역대 최고 수준인 6.09% 인상한다. 이는 지난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선정 기준을 상향한 것으로, 생계급여액의 최대 수준 인상이다. 올해 기준 중위소득은 4인 가구 기준 540만원이었지만, 내년부턴 573만원으로 인상된다. 기초생활급여도 4인 가구 기준 13.16% 올려, 올해 대비 21만3000원을 인상한 183만4000원을 받게 된다.

노인일자리도 역대 최고 수준인 14만7000개를 확대하면서, 최초로 노인 일자리가 100만개를 돌파한다. 어르신 103만명이 일자리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또한 기존 돌봄서비스 이용이 어려운 최중증 발달장애인을 위한 맞춤형 1:1 전담 돌봄서비스를 제공한다. 만 18세 이상 중증장애인의 장애인 연금도 월 32만3000원에서 33만4000원으로 인상하는 등 소득보장을 강화할 방침이다.

가족돌봄, 고립·은둔 청년 등 복지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원하는 정책도 확대한다. 가족돌봄 청년에게 연 200만원의 자기돌봄비를, 고립·은둔 청년에게는 사회복귀·재적응을 위한 개인별 맞춤형 사례관리를 지원한다. 1인가구 등 고독사 위험군 지원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부모급여 100만원으로 인상… 냉동난자 보조생식술 지원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임신·출산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과 양육 부담을 대폭 완화시키기 위한 지원에도 나선다.

임신을 준비 중인 부부에게 필수가임력(생식건강) 검진 비용을 60개 지자체에 63억원을 지원한다. 아이를 원하는 난임 부부에게 냉동난자 사용 보조생식술 비용 등을 새롭게 지원한다. 고위험 임산부, 미숙아·선천성 이상아 의료비 지원의 소득 요건을 폐지해 경제적 부담을 낮춘다.

또한 영아기 육아가구의 양육 비용 경감을 위한 정책도 편다. 부모급여를 0세 기준 100만 원으로 확대하고, 첫만남이용권 지원액을 둘째아부터는 2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인상한다. 

가정양육을 하면서도 필요한 시간에 언제든지 아이를 맡길 수 있도록 시간제 보육기관을 1030반에서 2배 이상 확충한 2315반으로 늘렸다. 정원 미달 영아반에 보육료를 추가로 지원하는 ‘영아반 인센티브’를 신설해 안정적인 보육서비스 제공할 방침이다.

응급의료체계 정비… 정신건강에 732억원 추가 투입

모든 응급환자가 발생 지역에서 신속하게 최종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역완결적 필수의료’를 위한 예산안 투입을 확대했다. 4개 권역에 광역응급의료상황실을 설치하고, 응급의료 전달체계 시범사업, 질환별 순환당직제 등 응급의료체계를 정비한다. 

필수의료 붕괴 ‘빨간불’이 켜졌던 소아청소년과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24시간 소아상담센터, 달빛어린이병원에서부터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어린이공공전문병원, 소아암거점병원 등 중증질환까지 단계별 소아의료체계를 구축해 소아진료 사각지대를 해소할 계획이다.

전국민 마음건강에 대한 투자도 확대한다. 국민 누구나 필요한 경우 심리상담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539억원을 투입하는 ‘전국민 마음건강 투자사업’을 신설한다. 정신건강, 자살예방을 위한 인식개선 캠페인·교육에도 29억원을 증액한 31억원을 투입한다.

정신건강 인프라 확충을 위해 자·타해 경험이 있는 정신응급 환자 대응을 위한 정신건강복지센터 위기개입팀을 204명에서 306명으로 늘려 총 791억원을 편성한다. 권역정신응급의료센터 운영을 위한 예산 또한 10억원을 증액한 36억원을 책정했다.

보스턴-코리아 프로젝트에 604억원 투입

바이오 분야 연구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혁신하기 위해 연구개발(R&D) 패러다임을 임무 중심형으로 전환하고 글로벌 연대를 확대한다. 834억원을 증액한 7801억원을 편성하기로 했다.

국가 보건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비용·고난도이나 파급 효과가 큰 혁신적 연구를 지원하는 ‘한국형 ARPA-H 프로젝트’ 착수에 495억원, 글로벌 선도기관과 협력하는 ‘보스턴-코리아 프로젝트’ 추진에 604억원을 투입하는 등 대규모 연구개발을 신규로 도입한다. 

김헌주 복지부 기획조정실장은 “재정 여건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편성된 2024년도 예산안은 국가가 우선적으로 해야하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다”면서 “복지부는 우리 사회 진정한 약자 보호, 국민 생명 보호를 위한 필수의료 확충, 저출산 극복과 전략산업 육성 등 미래를 위한 투자에 중점을 두고 2024년 예산안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있을 국회 심의 과정에서 정부의 고민을 국회, 국민 여러분과 공유하고 함께 논의해 보건·복지 정책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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