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병원에선 의사 대신 로봇이 간다… KHF 2023 [가봤더니]

스마트병원에선 의사 대신 로봇이 간다… KHF 2023 [가봤더니]

2023 국제병원 및 헬스테크 박람회 
[르포] 스마트병원 특별전

기사승인 2023-09-16 07:00:02
대한병원협회가 주최한 ‘국제병원 및 헬스테크 박람회(KHF 2023)’가 14일부터 3일간의 일정을 이어간다. 15일 스마트병원 특별전 전경. 사진=김은빈 기자

의료진 대신 로봇이 검체와 의약품을 이송하고, AI가 환자의 낙상·욕창 위험을 감지한다. 단순 업무는 기계에게 맡기고 의료진은 환자 치료에 몰두하도록 디지털로 전환하는 ‘스마트병원’이 병원계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15일 대한병원협회가 주최하는 ‘국제병원 및 헬스테크 박람회(KHF 2023)’의 스마트병원 특별전에선 스마트병원 선도모델 개발 지원 사업을 통해 이같이 디지털로 전환된 병원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이 선보인 ‘로봇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물류이송 시스템’. 지정맥을 통해 인증 받아 개폐할 수 있다. 사진=김은빈 기자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은 ‘로봇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물류이송 시스템’을 선보였다. 포스텍과 손잡고 검체와 의약품, 세탁물 배송을 목적으로 자율주행 로봇을 개발했다.

로봇에 생체 인증 허가 시스템을 도입해 출발·도착 시 손가락 정맥으로 개인의 신분을 확인하는 지정맥을 통해 인증을 받아 개폐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또한 엘리베이터나 자동문과 연동해 자율주행이 원활하도록 했고, 실시간 위치 추적 시스템(RTLS)과 연결해 추적도 가능하다.

삼성서울병원이 선보인 로봇들. (왼쪽부터) 병동로봇, 특수검체 이송 로봇, 환자안내 방역로봇이다. 사진=김은빈 기자

1994년 개원 당시 국내 최초 ‘미래 지능형 4차병원’을 선포한 삼성서울병원도 다양한 로봇을 시연했다. 병동로봇, 특수검체 이송 로봇, 대용량 이송 플랫폼 로봇, 서비스 이송 로봇 등이다.

병동로봇은 병동 안에서 비대면으로 의사와 환자 간 원격 진료·회진을 할 수 있게 했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병동과 교수연구실이 멀다 보니 빠른 처치가 어려울 때가 있었다”며 “병동로봇을 통해 의사와 환자가 영상으로 소통해 빠른 처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강원대병원이 지오멕스소프트와 함께 개발한 AI:CU(에이아이큐). 병실 내 낙상 등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어안CCTV의 AI 분석을 통해 간호사 스테이션의 대시보드로 알림을 전송한다. 사진=김은빈 기자

강원대병원은 병실 내 환자 안전에 중점을 두고 지능형 환자 모니터링 서비스를 구현했다. 지오멕스소프트와 함께 개발한 AI:CU(에이아이큐)는 어안영상을 기반으로 AI의 이상 징후 탐지를 지원해 환자 안전사고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세계 최초로 다인실에 최적화 된 어안CCTV의 AI 분석을 통해 병실과 환자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안전 상황을 분류해 낙상 및 욕창을 중재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가령 병실에서 낙상 등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간호사 스테이션의 대시보드와 스마트폰, 스마트 워치로 알림을 전송해 즉시 대응이 가능하도록 하며 욕창 경보 등 다양한 안전 상황을 알려준다.

서울대병원이 선보인 스마트 베드사이드 스테이션(Smart Bedside Station). 병상에 설치해 의료진과 환자 간 양방향 소통 채널 기능을 구축했다. 사진=김은빈 기자

서울대병원은 입원환경 변화를 이끌어냈다. 병상에 태블릿PC와 유사한 ‘스마트 베드사이드 스테이션(Smart Bedside Station)’을 설치해 의료진과 환자 간 양방향 소통 채널 기능을 구축했다. 환자가 직접 진료·수술 일정을 확인하거나 환자식·보호자식을 직접 신청할 수 있다. 

또한 수액 교체나 진통제 처방을 원하면 이에 해당하는 호출벨을 누를 수 있다. 이때 간호사가 환자의 요청을 파악하고 이동 동선을 효율화할 수 있어 신속한 처치가 가능하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중환자 병실에선 사용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며 “서울대병원엔 200병상, 분당서울대병원에는 전 병상에 스마트 베드사이드 스테이션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환자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스마트 베드사이드 스테이션 사용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83.6점이었다. 입원환자 경험 만족도는 2.1%, 회진 경험 만족도가 1.8% 높아졌다. 의료진 역시 업무 효율 개선도를 73.1점으로 호평했다. 

세브란스병원이 인포마이닝과 합작한 웨어러블 디바이스 ‘커넥닥’. 사진=김은빈 기자

국내 최초 로봇수술을 도입해 단일기관으로는 세계 최초로 3만례를 달성한 세브란스병원 역시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환자 중심 소통’ 분야 중 MZ세대 산모 맞춤형 스마트병원 선도모델을 주제로 전시를 열었다. 

진료 예약 등 병원 이용에 관한 기능을 지원하는 ‘마이 세브란스(My Severance)’ 앱을 활용해 산모와 보호자 교육을 진행한다. 임신 주차 맞춤 산모 교육 자료를 제공하고, ‘질문하기’ 버튼을 통해 임상전담 간호사와 1:1로 소통할 수 있다.

또한 인포마이닝과 합작한 웨어러블 디바이스 ‘커넥닥’도 눈길을 끌었다. 고위험군 산모 뿐 아니라 일반병동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이용 대상을 확대했다. 

커넥닥은 스마트 워치 형태의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생체 신호에 인공지능을 적용해 다양한 활력징후를 분석하고 의료진 상시 모니터링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의료진은 환자의 활력징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사전 설정된 임계치를 벗어난 경우 알림을 받고 대응할 수 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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